북한 청년절(8월 28일) 당일에 20대 청년이 군인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해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뒤늦게 전해졌다.
8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저녁 10경 평양시 대동강구역 문수동에서 청년절 경축 무도회에 참가한 뒤 귀가하던 남성 청년이 군인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해 끝내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청년은 여성과 함께 있었는데, 군인 3명이 다가와 여성에게 “예쁘다”며 추파를 던지는 등 괜한 시비를 걸면서 청년들과 군인들 간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이후 이것이 몸싸움으로 번져 남성 청년이 군인들의 무자비한 폭행에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이에 함께 있던 여성이 안전부에 신고했고, 안전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가해자들은 이미 사라진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출동한 안전원들은 곧바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던 남성 청년을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그는 이튿날 결국 사망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사건 현장에 있었던 여성은 이후 이뤄진 안전부 조사에서 “술에 취한 듯한 군인들이 주먹과 발로 무차별적인 폭행을 가해 청년을 의식 불명에 빠뜨렸다”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부는 이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사건 용의자들에 대한 수사에 나섰고, 특히 군인들의 생김새와 추정되는 나이대, 군사칭호(계급) 등을 바탕으로 주변 군부대들에 수사 협조를 요청했다고 한다.
특히 현재 평양시 안전부는 용의자들이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일 가능성을 높게 보고 수사망을 좁히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이 수도 평양에서, 그것도 청년절 당일에 발생했다는 점에서 안전부는 사안을 심각하게 보고 정치적인 문제로 해석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군인들에 의한 폭행 사건이 종종 발생하기는 하지만 이번처럼 사람이 죽는 경우는 드문 일”이라며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은 폭행한 군인들이 성품이 나쁜 데도 있지만, 긴 군사복무 기간 동안 연애 한 번 못한다는 억울한 마음에서 돌출적으로 폭행을 저지른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