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방들 대북 수출품 준비 활발…北 내부 무역 움직임은?

북측서 알루미늄·식자재 요구…中 세관 꼼꼼한 검역에 대북 금수 품목 거래는 조심스러워하기도

지난 2019년 중국 랴오닝성 단둥 세관 인근에서 트럭들이 줄지어 이동하고 있는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중국 랴오닝(療寧)성 단둥(丹東)에서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의 대북 무역 준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무역회사 측에서는 대체로 건설 자재와 식자재를 요구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22일 데일리NK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들어 북한 무역회사들의 수입품 주문이 많아지면서 한동안 손을 놓고 있던 중국 대방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북한 무역회사들은 주로 건설 자재를 요구하는데, 그중에서도 주택의 창호로 많이 쓰이는 알루미늄을 대량 주문하는 회사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현재 평양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과 지방 농촌의 살림집 건설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늄창’이라고 불리는 알루미늄 창호가 많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게 북한 내부 소식통의 전언이다.

지난 9일 북한 매체를 통해 보도된 김덕훈 내각총리의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장 현지 시찰 관련 기사에도 창호 공사를 앞둔 현장의 모습이 확인된 바 있다.

다만 고강도 알루미늄은 핵시설에서 쓰이는 원심분리기의 부품으로 사용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금수 품목으로 지정하고 있는 만큼 중국 세관도 꼼꼼하게 검역하고 있고, 한 번 단속되면 처벌 강도가 세기 때문에 중국 대방들도 이를 위반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9일 김덕훈 내각총리가 평양의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주택) 건설 현장을 찾아 당의 ‘숙원 사업’을 실현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는 일꾼들과 건설자들을 고무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아울러 철강 등의 제재 품목을 요구하는 북한 무역회사들도 있으나 교역 재개 초기에 단속에 걸리면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해 중국 대방들이 거래를 상당히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이밖에 조미료나 설탕, 콩기름 등도 북한 무역회사들이 주로 요구하는 수입 품목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 내부에서는 현재까지 북중 화물열차 운행 재개와 관련한 별다른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평안북도 신의주와 랴오닝성 단둥을 잇는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될 경우 신의주 세관에 방역 및 통관 지침, 열차 편성표 등이 중앙에서 하달되지만, 아직 관련 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

한편, 북중 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되면 북한이 신의주가 아니라 의주에 있는 방역장에 수입 물품들을 거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의주 방역장 주변 철로가 최근 내린 폭우로 인해 유실되는 사고가 일어나 현재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내부 소식통은 “현재 의주 방역장 주변 철길 보수 공사가 이뤄지고 있다”며 “언제 빵통(화물열차)이 중국으로 나갈지 관련 지시는 없지만 노반 공사가 끝나면 바로 재개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