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보위부가 송금 브로커를 단속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4일 데일리NK에 “최근 국경 지역 보위부가 송금 브로커 단속에 혈안”이라면서 “국경봉쇄 장기화로 돈 나올 곳이 없어진 보위원들이 돈을 벌기 위해 송금 브로커 단속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실제 지난달 말 혜산시에서 활동하는 40대 송금 브로커 박모 씨(가명)가 보위부에 단속됐다. 탈북민 가족에 돈을 전달해주려 검산리에 가던 중 뒤쫓아 온 보위원에 의해 현장에서 단속됐다는 것이다.
당시 박 씨의 몸에서는 현금 2만 위안(한화 약 380만원)이 나왔다고 한다. 이에 박 씨는 보위원에게 “한 번만 봐달라”고 사정했고, 해당 보위원은 못 이기는 척하면서 ‘반타작’(5대 5의 비율로 나눠 갖는 것)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박 씨는 2만 위안의 절반인 1만 위안을 해당 보위원에게 넘겨주는 대가로 풀려났다는 전언이다.
특히 해당 보위원은 “보위부가 뒤를 봐주면 걸릴 일이 없으니 앞으로 돈 이관할 일이 있으면 나를 찾아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보위원들이 공적 업무를 내세워 자신들의 주머니를 채우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밖에 혜산시에서는 또 다른 유사 사건도 발생했다. 40대 송금 브로커 김모 씨(가명)가 마산동에 사는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해주려고 갔다가 현장에서 단속됐다는 것이다.
당시 그를 단속한 보위원 역시 김 씨가 들고 있던 돈의 40%를 받고 풀어주었으며, 향후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자신을 찾아오라는 제안을 하고 뒤돌아갔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보위부에서도 뇌물을 많이 받는 수사 기관을 제외하면 웬만한 보위원들은 일반 주민들과 생활상 별반 차이가 없다”며 “일부 보위원들의 경우 한 끼 해결을 위해 담당 지역의 인민반장이나 생활이 괜찮은 세대들을 찾아다니는 한심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밀수하는 사람들의 뒤를 봐주면서 호강하던 보위원들이 국경봉쇄가 길어지면서 더 버티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며 “오죽했으면 수뇌부 보위 사업의 일선에 있는 보위원들이 송금 브로커를 찾아 나서 돈을 챙기겠는가”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