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군단 예하 사단 정치부장, 성범죄 혐의로 군검찰에 긴급 체포

2018년부터 입당 거론하며 여군들에게 가해… "경종 울리는 차원에서 시범껨 처벌할 듯"

2017년 4월 13일 평양 려명거리 준공식에 참석한 북한의 여군들의 모습.(기사와 무관) /사진=연합

북한 인민군 4군단 산하 군부대의 한 간부가 수년간 여군들에게 성폭력을 가한 혐의로 군검찰에 긴급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북한군 4군단 산하 사단의 정치부장 40대 김모 상좌(우리의 중-대령급에 해당)가 군검찰에 체포됐다.

김 씨는 4군단 산하 사단의 정치부장으로 임명된 2018년부터 사단 직속 구분대들의 여군들에게 지속적인 성희롱과 성추행, 성폭행을 일삼아오다가 최근 문제 행위가 드러나게 되면서 붙잡혔다는 전언이다.

특히 김 씨는 제대를 앞둔 여군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그는 지난해 초부터 올해 제대를 앞둔 사단 직속 중대의 한 여군을 이른바 ‘제대 전 고민상담’을 이유로 방으로 불러들여 입당(入黨) 문제를 거론하며 위계에 의한 성폭력을 행사했다.

‘입당을 하고 집으로 가야되지 않겠느냐’면서 지속해서 부적절한 관계를 강요했고, 결국 해당 피해 여군이 임신까지 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실이 곧 군단 지휘부에 보고되면서 속전속결의 원칙에서 신속한 조사가 진행돼 김 씨가 체포된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특히 소식통은 “예전 같으면 당 처벌이나 강등 정도로 끝났을 텐데 이번에는 군인들이 보는 앞에서 간부 손에 족쇄를 채워 데려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고 전했다.

북한군 간부들이 자신의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부하 여군들을 대상으로 성범죄를 저지르는 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나 이번처럼 발 빠르게 사건을 조사하고 가해자를 체포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소식통은 “지난 기간 군 간부들에 의해 여군들이 몹쓸 짓을 많이 당했는데도 오히려 손가락질은 여군들이 받았다”며 “그러나 이번에는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군이 간부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차원에서 김 상좌를 시범껨(본보기)으로 처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에서는 여군들이 성범죄 피해 사실을 밝힐 수 없는 분위기라고 한다. 군 내에서 성폭행이나 성추행을 당하더라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마땅한 법 조항도 없는 데다 신소를 하더라도 신소한 대상이 오히려 낙인찍히는 문화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