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한 중국의 도시 봉쇄가 완화되고 있음에도 중국 현지에 파견된 다수의 북한 노동자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7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체류하며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들이 최근 일감 부족으로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식자재나 생필품을 구매하지 못해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이 상당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데일리NK 취재 결과 단둥의 한 가공공장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의 경우 최근 몇 달간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이 150위안(한화 약 2만 9000원)도 안 되는 달이 많았다.
일감이 없어 수입이 줄어든데다 당 자금과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비용, 생활총화 비용들을 당국에 납부하고 나면 정작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거의 없는 셈이다.
게다가 봉쇄 여파로 쌀과 채소 등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올라 노동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의 질이 형편없는 상황이 됐다.
달걀이나 고기 같은 단백질 식품을 섭취하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채소 반찬도 변변치 않아 겨우 허기를 면하는 수준이라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이에 노동자들 사이에서는 “조국(북한)이나 중국이나 먹는 것이 똑같이 형편없다”, “코로나 때문에 기숙사 밖은 나가지도 못하고 2년 넘게 감옥 생활을 하고 있다”는 등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노동자들은 수입이 급감하면서 식재료 부족뿐만 아니라 휴지, 샴푸, 비누 등 생필품 부족 상황에도 직면해 있다. 생필품을 조달하지 못해 샤워할 때 물로 머리와 몸을 헹구기만 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특히 20~30대 젊은 여성 노동자들은 생리대가 없어 난감할 때가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의약품도 부족해 몸이 아파도 약을 복용하지 못하고 자연 치유되기를 기다리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한다. 응급실에 실려 갈 만큼 위중한 상황이 아니라면 진료를 받지 못한다는 얘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답답함을 호소하거나 기력 없이 우울감을 호소하는 노동자 수가 많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노동자들이 의학적으로 우울증 진단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기거하는 기숙사 전체 분위기가 상당히 침체돼 있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소식통은 “아직까지는 노무자들에게 들어오는 일거리가 많지 않아 돈을 못 벌고 있는데 코로나 봉쇄가 풀리면서 일감도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러나 무엇보다 노무자들에게 제공되는 식사나 생필품들이 제대로 공급돼야 활력을 되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