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경북도도 주민 의약품 지원 호소 “책임일꾼들부터 앞장서자”

전염병 대책 회의 끝에 주민 지원사업 조직…볼품 없는 물건 분배되자 주민들"어처구니 없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당 중앙위원회 조직지도부와 선전선동부의 책임일꾼들인 조용원, 리일환, 김여정, 현송월 동지는 16일 가정에서 성의껏 마련한 의약품을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황해남도 해주시와 강령군의 주민세대들에 보내달라고 부서 초급당위원회에 제기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은 조용원 당 비서 겸 조직지도부장이 상비약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뉴스1

함경북도가 전염병 대책 회의를 진행하면서 책임일꾼들에게 주민들에 대한 지원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9일 데일리NK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지난 19일 전염병들에 대한 대책 회의를 진행하면서 이번에 황해남도 인민들을 지원한 중앙당의 일꾼들처럼 우리도 도안의 주민들을 위해 책임일꾼들부터 앞장서서 약과 먹거리들을 지원하자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도내 장티푸스, 파라티푸스 등 전염병 발생에 관한 현황이 보고됐고, 전염병이 더 확산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문제가 우선 토의됐다.

이 자리에서 도당은 일꾼들에게 전염병에 대한 상식이 담긴 자료들을 나눠주면서 비상방역 부문과 의료부문이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일일이 지적하고, 일반 주민이 가정에서 지켜야 할 위생수칙들도 세세히 언급했다.

도당은 이 회의 끝에 중앙당 일꾼들이 개인 상비약을 모아 급성 장내성 전염병이 발생한 황해남도 주민들에게 지원한 것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면서 ‘그 모범을 본받아 인민들이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도록 지원사업에 나서야 한다’는 사상을 강조하고 조직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소식통은 “도당은 이미 회의 전에 도내 일꾼들에게 가정에 가지고 있는 여러 상비약품들과 식량, 땔감 등을 회의장에 챙겨 나올 것을 포치했다”며 “회의가 끝난 뒤에 그대로 인민들을 찾아가 지원사업을 집행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총화(평가)도 진행했다”고 말했다.

여기서 도 당위원회와 도 검찰소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고, 도당은 이 사업을 모든 단위에도 일반화해 각급 책임일꾼들과 그 가족이 어려운 주민들을 얼마나 지원했는지 도당에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도당은 원래 중앙당 일꾼들의 약 기부를 보고 자기들도 황해남도에 기부하려고 했다가 도안의 사정도 너무 각박한 상태여서 자기 도민부터 먼저 책임지고 남는 게 있으면 황해남도를 지원하자는 입장으로 이 사업을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주사 앰플 하나, 약 서너알 정도의 얼마 안 되는 약품이나 볼품없는 먹거리가 분배돼 오히려 “형식적인 행위”라는 주민 불만을 샀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소식통은 “주민들 대부분은 차례진(분배된) 것을 보고 ‘가난한 사람들을 놀리는 거냐’, ‘애를 어르더라도 이렇게까지 초라하게 놀지 않는다’, ‘어처구니가 없다’라면서 콧방귀를 뀌거나 비웃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