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맞아 反간첩 투쟁 강화 지시… “불순세력 준동 발생하면…”

반미투쟁월간 맞아 간부·주민 동향 파악 사업 진행…소식통 "보위부, 공포감 조성에 혈안"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6·25 미제반대투쟁의 날’ 평양시 군중집회가 전날(25일)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국가보위성이 6·25를 맞아 각 도 보위국에 ‘만단의 전투 동원 태세를 유지하면서 반 간첩 투쟁을 강화하라’는 지시를 하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0일 함경북도 도 보위국에 6·25 반미투쟁의 날을 맞아 6월 25일부터 7월 27일까지 주민 계급교양을 강화하며, 반(反) 간첩 투쟁을 강도 높게 진행하라는 국가보위성의 지시문이 내려왔다.

이번 지시문에는 “옛꿈을 꾸며 우리 제도를 어찌해 보려고 쏠라닥거리는 불순세력들이 우리 주변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면서 “내부에 숨어 있는 불순세력들의 준동이 발생하면 해당 보위부들에서는 수사 추격전을 벌여 철저한 대책을 세우라”는 내용이 담겼다.

아울러 보위성은 지시문에서 “6·25 반미(反美)투쟁의 날을 맞아 진행하는 복수 결의 모임과 계급 교양관 참관을 통한 교양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대상과 그 원인을 면밀히 파악해 보고하며, 당정책에 대해 불평불만을 부리는 대상들은 이유를 불문하고 적발하고 체포해 처벌함으로써 혁명대오의 정치적 순결성을 철저히 보장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청진시 보위부에서는 시 안의 당, 행정기관 책임일꾼들 속에서 나타나는 태만 및 불순행위에 대한 동향 파악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청진시 보위부에서는 구역 보위부들에 반미투쟁월간을 맞아 간부들과 주민들의 동향 파악 상태를 일별로 보고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성분이 나쁜 대상 즉, 불순분자에 대한 동 담당 보위원들의 일거수일투족 감시체계를 대폭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고 한다.

비상연락망 체계를 가동해 불순분자로 관리되는 대상들을 24시간 감시하도록 하고, 감시 도중 문제시될 만한 언행이 포착되는 경우에는 심각성 정도에 따라 상부에 보고하지 않고 선(先)체포, 후(後)보고하도록 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국가적 명절이나 기념일이 되면 항상 요란을 떨면서 긴장감과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혈안”이라며 “올해 6·25에도 도(道) 계급교양관 참관을 비롯해 정치적 행사에 얼마나 성실히 참가했는지를 조사하고 있어 주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들어 억울함을 당하는 주민들이 너무 많은데, 보위부가 월이나 분기 단위로 사람들을 체포해 가는 것을 보면 대상자를 이미 정해놓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며 “보위부의 이러한 행태는 충성심 과잉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에 하달된 계급교양과 반 간첩 투쟁 지시에 관한 총화 사업은 내달 말 국가보위성의 주도하에 평양에서 진행된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