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하여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고 수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하였다. 이에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국제사회의 긴급 지원을 요청하였다. 정쟁으로 국토가 피폐되어 있는 상황에서 국민들이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잘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북한은 어떠한가. 코로나의 대규모 확산, 수인성전염병의 창궐, 가뭄과 무식한 봉쇄로 인한 식량난 등 2중 3중의 민생고가 겹치는 환경에서 김정은과 측근들은 국민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중앙군사위원회를 열어 며칠씩 전쟁모의를 하였다.
그들은 집에서 쓰던 약품을 황해남도의 수인성질병 발생 지역에 보내고, 이를 ‘인민사랑’으로 대대적인 선전을 하고 있다. 인민을 위한 정책을 밀고나가야 할 최고 지도자들이 저 모양이니 돈도 없고 쌀도 없는 주민들은 말 그대로 풍전등화(風前燈火) 신세라고 볼 만하다.
아프가니스탄과 북한 중 ‘어느 정부가 더 인민적일까?’라는 질문의 답은 뻔해 보인다. 북한 노동당이 진정으로 인민을 위한다면, 국제사회와 한국 정부에 도움의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려울 때 도움을 받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인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창피하고, 죄스러운 행태이다.
유엔(UN)은 아프가니스탄 지진 사태 이전부터 인도적 지원을 지속 진행해 왔다. 지난 1월 유엔은 아프가니스탄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해 44억 달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UN은 아프간 인구 절반 이상이 도움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연내 자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 탈레반이 재집권한 후 아프가니스탄의 경제적, 인도주의적 위기는 심화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국가 재정은 최근 몇 달 동안 탈레반 정권에 대한 제재와 중앙은행 자산 동결, 해외 원조 중단 등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UN 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2022년 새해를 맞은 지금 아프가니스탄의 평범한 여성과 남성, 그리고 아이들이 역사상 가장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며 “인구의 절반 이상인 2440만 명에게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가니스탄 국민을 위해 인도적 지원금 3억 800만 달러(한화 약 3663억 원)를 추가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해 10월 이후 미국이 아프가니스탄과 아프간 난민에 지원한 총액은 약 7억 8200만 달러(한화 약 9300억 원)에 달한다. 미국은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가뭄, 영양실조, 추운 겨울 날씨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국제사회 인도적 지원을 보면서 북한 노동당은 무엇을 타산해야 할까. 국민들은 굶고 병들어 고통을 받으며 죽어가고 있는데 동족을 죽일 전쟁 준비나 하는 것이 진정으로 ‘나라와 인민’을 위하는 지도자의 행태일까? 철이 없다고 하기에는 초보적인 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모습에 울분이 터져 나온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북한의 노동당과 지도자들은 사태가 더 악화되기 전에 정상적인 사고와 행동을 해야 한다. 현재의 난국을 타개하는 길은 군사력 강화나 이미지 개선이 아닌, 신뢰 조성을 통한 국제사회와의 협력뿐이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