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이달 초 예정했던 조선소년단 대회를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많은 학생이 수도에 집결하는 경우 평양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또다시 창궐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앙에서 대회를 일단 보류시켰다는 전언이다.
27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중앙위원회는 이달 초 각 지역 청년동맹에 예정돼 있던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를 연기한다고 통보했다. 그러면서도 소년단 대회를 언제 개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매체는 지난 3월 6일 “조선소년단 제9차 대회가 2022년 6월 초순 평양에서 진행되게 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6월 말인 현재까지 대회가 개최됐다는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앞서 함경북도 청년동맹위원회는 이달 초 제9차 소년단 대회에 참가할 도내 학생들을 선발하는 작업을 완료한 것으로 전해졌다.(▶관련 기사 바로가기: 함경북도, 소년단대회 참가자 확정…교화소 간 아버지 둔 소년도)
본보는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한 관련 보도에서 함경북도 청년동맹위원회가 1호 접견자, 친필 말씀을 받은 학생들, 김일성소년영예상 수상자들을 우선 선발하는 등 총 160여 명의 대회 참가자를 확정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뤄 북한 당국은 조선소년단 창립절인 6월 6일 직전까지도 대회 진행 여부를 두고 고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지난 4·25 열병식 이후 평양에서 발열자가 급증했던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중앙당에서 소년단 대회 개최에 난색을 보였다는 게 소식통의 주장이다.
청년동맹 내부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국경봉쇄 장기화로 경제적으로도 상황이 좋지 않고 방역 지침도 까다로워 대회 개최 여부에 대한 논의가 수차례 진행됐다고 한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7년 6월 평양에서 열린 소년단 제8차 대회에서 “5년에 한 번씩 소년단 대회 계기에 혁명의 후비대 역군들인 소년단 대표자들을 평양에 불러올려 긍지와 자부심을 갖게 하라”고 지시한 바 있어 올해 9차 대회를 추진해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결국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발열자 확산세로 인해 이번 소년단 9차 대회는 ‘임시 행사 대기’ 지시에 따라 개최가 보류됐다.
이런 가운데 현재 내부에서는 올해 안에 행사가 열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식통은 “무기한 대기하라는 것이지만 이미 6·6절이 지난 만큼 코로나 상황이 좋아져도 올해 안에 소년단 대회가 개최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대회는 청년동맹 중앙위원회가 주도한 행사일 뿐 1호 비준 과업이 아니기 때문에 김 위원장의 참석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