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실험 준비 끝내놓고 재는 北…풍계리 주변에선 이례적 움직임

특수 기술 전문 부대인 1여단 7연대에 철조망 공사 지시 하달…현장서도 의아하다 반응 나와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갱도 입구. /사진=사진공동취재단

북한이 7차 핵실험을 위한 기술적 준비를 완료했지만, 현장에서 기술 전문 부대를 철수시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히려 혼란을 주기 위해 핵실험장 주변에서 불필요한 공사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7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현재 북한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내 핵실험장에 최종적으로 핵 물질 설치와 갱도 밀봉(되메우기) 작업만 이뤄지면 언제든 핵실험을 할 수 있게 필요한 기술적 준비를 모두 끝낸 상태다.

하지만 풍계리 기지 내에 갱도 복구와 장비 설치를 위해 파견된 1여단 7연대와 131원자력지도국이 임무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철수하지 않고 현장에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북한 당국은 최근 1여단 7연대에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 철조망 공사를 지시했다는 전언이다.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은 산세가 험하고 이중삼중의 보안 초소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이미 일반 주민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음에도 보안 강화를 명목으로 철조망 공사 지시를 하달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더욱이 1여단 7연대는 철저한 보안이 요구되는 중요한 무기 개발 시험이 있을 때만 동원되는 특수 기술 부대로 일반적으로 철조망 공사 같은 단순건설 업무는 배당되지 않는다고 한다.

때문에 최근 이 부대에 관련 지시가 내려오면서 현장에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과거의 경우 핵시험 준비가 끝나면 한 개 소대만 남겨 놓고 모두 철수하지만, 이번에는 준비가 끝났음에도 두 부대 전체를 현장에 남겨 놓고 있다”며 “앞으로 핵시험 준비를 확장하려는 계획이 있거나 보여주기식 조치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실험 준비를 위해 기술 부대들을 풍계리에 주둔시키고 있거나 혹은 위성을 통해 북한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의 정보당국을 교란시키려 불필요한 건설을 지속하고 있다는 의미다.

한편 북한 내부에서는 올해 안에 소형 전술핵 시험과 수소탄 시험 등 최소 두 가지의 추가 핵실험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북한 당국은 여섯 번의 핵 기폭장치 실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최근 이뤄진 여섯 번의 기폭장치 실험 중 네 번은 성공했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종류의 기폭장치 실험이 성공했고, 실패했는지는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13일(현지시간)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등 미국과 중국의 외교·안보 책임자들이 제3국인 룩셈부르크에서 만나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설리번 보좌관은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대북 제재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것에 우려를 표하면서 동시에 “핵 문제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국은 북한 핵 문제 해결에 있어 대북제재 완화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지속해서 내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이는 중국에도 적지 않은 외교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중국의 영향력이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