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휴대전화로 정보 유출한 회령 30대 男 정치범수용소행

남편 범죄행위 방조했다는 이유로 아내도 1년 노동단련형 받아… "주민들 몸 움츠려"

북한 함경북도 무산군 국경지대의 살림집. /사진=데일리NK

북한 함경북도에서 불법 외국 휴대전화를 사용하다 체포된 30대 남성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9일 데일리NK에 “지난달 중순 회령시에서 30대 남성이 관리소(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다”며 “지난 2월 중국 손전화(휴대전화)를 사용하다 보위부에 체포된지 3개월 만에 관리소에 간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발생에 따른 국경봉쇄와 북한 당국의 각종 통제로 많은 주민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호화로운 생활을 해 보위부의 감시를 받아왔다.

그러던 중 지난 2월 초 내륙 지방에 있는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하려던 한 주민이 체포되면서 그와 연관된 이 남성도 보위부에 체포됐다.

이후 보위부의 자택 수색이 진행됐고, 실제 그의 집에서는 중국 휴대전화와 1만 달러(한화 약 1250만원), 14만 위안(한화 약 2600만원) 등 거액의 외화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문제로 다뤄진 것은 불법 외국 휴대전화 사용이었다. 보위부에 회수당한 중국 휴대전화에는 중국 모바일 메신저 ‘위챗’이 깔려 있었고, 한국과 통화한 기록이 발견되면서 이 남성은 체포 4일 만에 시 보위부 구류장에서 도 보위국 구금소로 옮겨졌다.

구금소는 보위부 구류장보다 한 단계 급이 높은 곳으로, 통상 그곳에서는 혹독한 고문을 동반한 집중 조사가 이뤄진다.

조사에서 그는 지난 2019년부터 돈벌이를 목적으로 중국 휴대전화를 구입해 돈 이관(송금)을 해왔으며, 지난 2021년 내부 건물 사진이나 자료를 찍어 보낸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 남성은 100여 일간의 조사 끝에 내부 정보를 유출한 간첩죄로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그런가 하면 그의 20대 아내는 남편의 범죄행위를 방조하고 신고하지 않은 죄로 1년의 노동단련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그가 누구이건 불법적인 행위를 신고하지 않는 경우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경각심을 심는 한편, 투철한 신고 정신을 발휘하도록 유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내부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면서 “국경 지역에서 중국 손전화 사용자들에 대한 단속과 처벌이 날이 갈수록 강화돼 웬만한 사람들은 몸을 움츠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