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해남도 농촌서 아사자 속출…전국적 봉쇄에 식량 못 구해 ‘참극’

신원군·배천군 등 일부서 20여 명 굶주려 사망… "국가가 식량해결 안해주면 헤쳐나가기 어려워"

북한 평안남도 지역의 한 농촌마을.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황해남도에서 식량부족에 사망하는 주민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전염병 방역을 내세워 전국에 봉쇄령을 내리면서 식량을 구하지 못한 주민들이 비극적인 상황을 맞고 있다.

황해남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에 “최근 신원군을 비롯한 농촌 지역들에서 사망자들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대부분이 먹지 못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황해남도 농촌 지역의 경우 지난해 가뭄과 수해로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아 1~2개월분의 식량밖에 분배받지 못해 대부분의 농장 세대들이 식량난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내부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전국이 봉쇄되면서 미처 식량을 확보하지 못한 세대들에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실제 황해남도의 신원군과 배천군 등 일부 농촌 지역에서는 지역 간 이동금지 조치에 더해 시장도 문을 닫으면서 20여 명의 주민이 심각한 식량부족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한 주민 대부분은 봄철에 산나물을 캐서 풀죽으로 끼니를 해결해왔는데, 봉쇄조치로 산나물을 캐러 갈 수도 없게 되면서 그저 주린 배만 움켜쥐고 있다가 그대로 집에서 목숨을 잃었다는 전언이다.

특히 배천군 읍 농장 농민들은 지난해 분배받은 식량이 동나면서 하루하루 겨우 생계를 이어 가고 있는 형편에 농번기에도 농장에 일하러 나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소식통은 “정부의 이번 봉쇄 이후 ‘굶어 죽었다’, ‘쓰러졌다’는 소리가 잦아들지 않는다”며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이렇다 할 대책은 내놓지 못하고 봉쇄 수위만 조절하는 한심한 행태를 보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경우 남조선(한국)이나 중국에서 보내온 돈으로 먹고살 수 있지만, 황해도 주민들의 경우에는 농사에만 매달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국가에서 식량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으면 지금의 난국을 스스로 헤쳐나가기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