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이 해열제 부족으로 곤경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31일 데일리NK에 “감염병이 점점 더 빠르게 퍼지는 중에 많은 주민이 발열 속에서 헤매지만, 해열제 구매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주민들이 더욱 고통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전국적인 전염병 확산 상황을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애를 쓰고 있으나 발열 환자들에게 줄 의약품이 부족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이에 내부에서는 의약품 가격이 치솟아 주민들이 약을 구할 수조차 없는 형편에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혜산시 송봉동은 한 집 건너 한 집씩 발열 환자가 생겨 밖에도 못 나오는데 거기에다가 해열제가 너무 비싸 사먹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혜산시에서는 본래 해열제 1알을 사는 데 북한 돈 300원 정도가 들었지만, 발열자가 늘어나면서 해열제 부족으로 며칠 새 값이 뛰어 500~700원까지 올랐고, 지난 20일을 기점으로는 700~1000원 이상으로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해열제 10알을 사려면 쌀 2kg 가격에 맞먹는 돈을 지불해야 하는 난국이 조성되면서 발열 증세를 겪고 있는 주민들이 더욱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식통은 “혜산시 송봉동의 한 여성 주민은 자신과 10대 딸이 40도가 넘는 고열로 고통받고 있는데, 겨우 해열제 10알을 구했으나 해열이 잘되지 않고 있다”며 “이 주민은 딸에게 시원한 사과 한 알이라도 사주고 싶은데 돈이 없어 가슴을 부여잡고 울며 한탄해 동네 주민들도 같이 서럽게 울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가난한 주민들은 해열제를 살 수 없어 찬물 찜질하다가 그냥 목숨을 잃고 있다”며 “이는 현재 혜산시의 발열자들이 겪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먹을 것이 없어 쓰러지는 세대도 다수 발생하자 주민들은 ‘먹지 못해 굶어서 열이 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병으로 죽는 것인지 굶어 죽는 것인지 도대체 분간이 안 된다’면서 탄식을 내뱉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주민들은 ‘생활이 이렇게나 어려운데 나라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느냐’,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 판인데 외국에서 약도 좀 들여오고 쌀도 좀 들여오면 안 되느냐’며 울분을 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