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혜산시는 지난 14일부터 전면 봉쇄됐다는 전언이다.
양강도 소식통은 17일 데일리NK에 “최근 혜산시를 비롯한 양강도 지역에서 코로나 환자들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코로나 감염자들이 여기저기에서 발생하고 있음에도 정작 주민들은 본인이 코로나에 감염된 것을 모르고 있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혜산시에서는 고열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 주민들 속에서 수많은 고열 환자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북한 당국은 격리와 이동 제한 조치만 강조할 뿐 치료 등 필요한 의학적 조치는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달 말 혜산시 위연동에서는 수십 명의 발열 환자가 발생했고, 이들은 고열 증세로 일주일씩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고 한다. 이와 유사한 상황은 마산동과 혜화동에서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혜산시 의료기관에서는 감기약을 먹고 땀을 내면 괜찮아질 것이라면서도 필요한 의약품을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렇게 고열 환자들을 방치하다시피 하다 최근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협의회가 연이어 열리고 방역대책 토의 사업이 진행되면서 발열자들을 코로나19 감염자로 규정하고 집 밖으로 나오지 말도록 조치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감염자들에 대한 치료나 의학적 대책은 세우지 않으면서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하는 등 주민 이동통제만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고열에 시달리는 주민들이 급증하고 있지만, 한약과 버드나무 잎을 달여 먹으라는 선전만 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고열로 고통을 겪고 있는데 정부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지시만 내리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혜산시는 지난 14일부터 전면 봉쇄돼 현재 모든 주민이 집 밖 출입이 금지된 채 집안에서만 생활하고 있으며, 시장 운영도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봉쇄 기간도 따로 공지되지 않아 주민들은 꼼짝없이 발이 묶인 형편이라고 한다.
특히 시는 앞서 봉쇄령을 내리면서 인민반의 어려운 세대들에 대해서는 인민반장이 책임지고 식량문제를 해결해 주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소식통은 “인민반장이 배급소도 아니고 쌀이 어디 있어서 인민반원들에게 나누어 주겠느냐”며 “정부가 내놓은 대책을 보면 어이없고 말도 안 되는 지시라 주민들이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