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강도 갑산군서 70대 할머니 공동묘지서 숨진 채 발견…무슨 일?

돌봐줄 사람 없어 극단적 선택한 것으로 알려져…소식통 "돈 없는 부모들은 천대받기 일쑤"

풍서 양강도
북한 양강도 풍서군의 한 살림집.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갑산군에서 70세 할머니가 공동묘지에서 숨진 채 발견돼 주변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19일 갑산군에서 70세 김 씨 할머니의 시신이 갑산군 읍 공동묘지에서 발견됐다”며 “돌봐줄 사람이 없는 김 씨 할머니가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다 결국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2년 전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김 씨 할머니에게는 4명(3남 1녀)의 자식이 있었고, 지난해 4월경 둘째 아들의 제안으로 자신이 살고 있던 집을 팔아 둘째 아들 집과 살림을 합쳤다.

갑산군의 집값은 1동 2세대 30평 정도 되는 집이 1500~3000위안(한화 약 28~56만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는데, 김 씨 할머니는 이 시세에 맞춰 본인이 소유했던 집을 2000위안(한화 약 37만원)에 팔고 둘째 아들의 집으로 들어갔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둘째 아들은 김 씨 할머니가 집을 팔아 남긴 돈을 그대로 빼앗은 뒤 천대를 일삼았고 심지어는 김 씨 할머니에게 밥 짓는 일이며 온갖 잡다한 일을 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이에 김 씨 할머니는 둘째 아들네와 살림을 합친 후로 건강이 악화됐으며, 올해 3월 중순에는 집에서 쫓겨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길로 그는 여기저기 떠돌다가 갑산군 읍 공동묘지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라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북한 양강도 갑산군과 삼수군 등은 산간벽지로 대중교통이나 문화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낙후 도시다. 특히 이 지역은 김일성, 김정일 집권 당시 정치적으로 큰 과오를 범하거나 성분이 나쁜 대상들이 추방돼 내려오는 대표적인 유배지로 알려져 있다.

소식통은 “갑산군은 다른 지역들에 비해 생활 여건과 환경이 좋지 않은데, 최근 들어 고난의 행군 시기를 연상케 하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특히 생활난으로 자식이 부모를 천대하거나 구박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식통은 “돈이 있는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대접을 받지만, 돈이 없는 부모들은 천대받기 일쑤”라면서 “공동묘지에서 죽은 채 발견된 김 씨 할머니도 자식에게 버림받고 쫓겨나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