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 운용 전략군에 ‘올해 제대 無’ 초유의 결정 하달

초모 1.5배 확충, 제대는 내년으로...소식통 "전략군 신설 부대 창설에 따른 조치"
올해 각종 전략무기 실전배치에 집중할 듯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3월 25일 전날인 24일 발사한 미사일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7형’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발사와 관련한 ‘친필 명령서’를 하달하고 현장에 참관해 발사 전과정을 지도했다고도 전했다./사진=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 당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를 운용하는 전략군 하전사를 대상으로만 올해 제대를 시키지 않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국가방위력 완성의 중심 역할을 담당한 전략군에 병력이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그만큼 올해 북한에서 실전배치가 예정된 전략무기의 숫자가 적지 않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자강도 소식통은 28일 데일리NK에 “올해 봄과 가을 하전사 정기 제대명령서를 발급하지 않기로 전략군 대열부가 결정해 상부의 비준을 받았다”면서 “한 해 동안 제대를 건너뛰는 것은 전략군이 생긴 이래 처음 있는 조치”라고 전했다.

북한 대열보충국에서 주도하는 하전사 정기 제대는 봄(2~4월), 가을(8~10월), 이에 발맞춰 초모(징집)는 봄(4~5월), 가을(8~9월) 2차에 걸쳐 진행된다.

다만 여기서 전략군에서 작년 가을과 올해 봄 초모는 차질 없이 진행됐다고 한다. 전략군에 투입되는 인재들이 늘어나는 상황이라는 뜻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 2년간 정보기술학원(2년제) 졸업생(19세)들을 대거 전략군 하전사로 모집했었다.

북한이 올해 제대를 하지 않기로 한 건 급격히 늘어나는 신설 부대 편제 정원수를 맞추려는 의도도 포함됐다는 게 내부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는 재래식 화력 편제 무기 부대들의 현대화를 다그치고 있는 북한이 핵무기 등 비대칭전력을 운용하는 전략군을 강화하면서 그에 상응한 기술 인력을 보존·보강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뜻이다.

이와 관련 북한은 지난해 1월 진행된 8차 당(黨) 대회에서 ▲핵무기 소형화와 전술 무기화 ▲극초음속 무기 개발 ▲수중 및 지상 고체 발동기(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잠수함, 군사 정찰위성 운영 ▲무인정찰기 개발 등을 주요 국방 과업으로 제시한 바 있다. 이후 올해부터는 각종 시험(실험)발사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철도 기동 미사일연대(단거리 탄도미사일)와 더불어 극초음속 미사일 부대를 신설하는 한편, 시험발사 지역의 갱도화를 위해 ‘전략군 특구 지역’을 지정하기도 했었다. 이른바 전략무기는 물론 전술무기까지 실전배치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북한, 극초음속 발사 지역 일대 초유의 전략군 특구 지역지정)

이번 전략군 초모와 제대 사업에 정통한 평안남도 군 소식통은 “전략군 부대 신설과 편제를 늘릴 데 대한 최고사령부 명령에 따라 올해 전략군 하전사 초모 인원은 작년보다 1.5배 확대했고, 제대 대상은 한 명도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다른 군종, 병종 인원에서 로케트 관리대 하전사들을 대열 조동(調動) 시켰음에도 갑자기 늘어나는 전략군 산하 신설 부대 하전사 편제를 맞추기 어려워 상급 참모부, 정치부, 대열부에서는 올해 제대명령서 발급을 다음 해로 미루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군 복무 연한을 줄이고(남성 9~10→7~8년, 여성 6~7년→5년) 경제 현장에 인력(제대군인)을 파견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식(式) ‘인민대중제주의’ 실현 정책과는 배치되는 결과라 주목된다.

소식통은 “전략군에서 올해 제대 대상 하전사들은 이번 조치로 1년 더 복무 하게 됐다”면서 “그중에서도 발사, 정비, 관리, 기술인재들은 부대 정치부 설복(설득)으로 기술시험소나 관리 초기복무 사관으로 남기도 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