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함경북도 회령시에서 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해주려던 송금브로커가 붙잡히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21일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지난 10일 회령시에서 월남도주자(탈북민) 가족에게 돈을 전달해주려던 송금 브로커가 시 보위부에 체포됐다”면서 “월남도주자 가족의 집을 감시하고 있던 정보원의 신고로 보위부에 붙잡히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송금브로커 이모 씨는 중국 돈 6000위안(한화 약 116만원)을 한국에 정착한 탈북민의 북한 내 가족 A 씨에게 전달하기 위해 그의 집을 찾았다.
탈북민 가족인 A 씨의 일거수일투족은 보위부 정보원인 인민반 경비원을 통해 매일 담당 보위원에게 보고되고 있었으나 이런 상황을 알 리 없는 송금브로커 이 씨가 A 씨의 집에 들어갔다가 경비원의 눈에 띄면서 체포가 이뤄졌다는 전언이다.
경비원의 신고를 받은 즉시 출동한 담당 보위원은 A 씨의 집에 있던 이 씨에게 ‘무슨 목적으로 왔나’고 물었는데, 이 씨가 ‘사람 사는 집에 사람이 찾아오는 게 무슨 문제가 되냐’며 언성을 높여 두 사람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고 한다.
결국 담당 보위원은 휴대전화로 시 보위부 성원들을 호출했고, 현장에 도착한 시 보위원들은 ‘가택수색을 당하지 않겠으면 이 씨가 무슨 용건으로 왔는지 빨리 말하라’며 A 씨를 재촉하고 나섰다.
가택수색이라는 말에 겁을 먹은 A 씨는 ‘남조선(남한)에 있는 딸이 보내온 돈을 받았다’며 6000위안을 내놓았고, 이를 확인한 보위원들은 A 씨와 송금브로커 이 씨를 현장에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보위원들은 이 씨의 집을 수색해 중국산 불법 휴대전화와 3만 위안(한화 약 580만원)을 회수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소식통은 “최근 들어 돈을 전해주려 월남도주자 가족의 집을 찾는 송금브로커들이 보위부에 체포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면서 “월남도주자 가족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만 하던 보위원들이 이제는 감시대상자 집에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일일이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내 탈북민 가족을 통해 불법 휴대전화 사용자들을 색출하려는 보위부의 수법 중 하나라고 소식통은 분석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보위부의 감시 강화로 남조선이나 중국에 있는 친인척들의 돈을 받아 생계를 유지해오던 사람들까지 생활에 타격을 입고 있다”며 “붙잡힌 월남도주자 가족과 송금브로커는 시 보위부에서 현재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