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서해위성발사장 다녀간 뒤 도로 정리·보수에 주민 ‘총동원’

인민반장들 "원수님 방침관철"이라며 동원 호소…도당 "철옹성 같은 도로로 만들어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월 1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발사장 개건현대화 목표를 제시하고 그 실행을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방도를 밝혔다고 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찾아 “현대적으로 개건 확장하라”고 지시한 후 현지에서 주민들을 동원한 각종 공사가 활발하게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18일 데일리NK에 “원수님께서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을 현지지도하신 후 철산군 주민들에 주변 군의 주민들까지 철산군으로 들어가는 1호선 도로 주변 정리에 동원되고 있다”고 전했다.

평안북도 당위원회는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후 방침 관철을 위한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철산군으로 통하는 1호선 도로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보수하는 사업과 관련해서 도내 주민 총동원 지시를 내렸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도당은 서해위성발사장 반경 10km의 도로나 건물을 전부 깨끗이 정리, 보수하는 사업을 도당 제2비서가 직접 책임지고 집행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도내 여맹 조직이 총동원돼 도급제(할당제)로 맡은 구역에 대한 정리, 보수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1호선 도로 정리는 지난 2일부터 시작됐는데 일차적으로는 도로 주변의 풀 뽑기와 도로 바닥에 오래도록 고여 있는 모래를 긁어내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여기에 철산군의 여성 주민들이 초저녁부터 자정까지 동원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인근 구성군, 정주군을 비롯한 다른 군들에서도 주민들이 초저녁에 떠나 먼 거리를 걸어 새벽에 1호선 도로 정리 현장에 도착해 작업에 합세하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주민들이 밤에 도로 정리, 보수 작업에 동원되는 것은 현재 주민 생활이 어려워 낮에는 시장에서 벌이할 시간을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살림이 너무 어려워서 먹지 못해 동원에 못 나가는 세대가 많지만, 도급제로 과제가 내려져서 누구를 봐줄 형편이 안 되는 상태”라며 “그래서 인민반장들은 이번 동원만은 원수님 방침 관철로 누구든 예외가 될 수 없다고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도당은 ‘어떤 사고도 나지 않도록 견고하게 보수해 1호선 도로를 철옹성 같은 도로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한편 현지에서는 도로뿐만 아니라 서해위성발사장 주변의 비밀기지를 개건 확장하는 사업도 함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밀기지 내부 공사에는 전문 기관들과 공장 기업소의 선발된 이들만 동원됐고, 비밀기지 안에 들어갈 수 없는 주민들은 외부 미화 작업에 달라붙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