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탄광 노동자들 속에서 폐결핵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17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최근 혜산탄광에서 폐결핵에 걸려 출근 못 하는 노동자들이 지속 나오고 있다”면서 “환자 대부분이 갱에서 탄을 캐는 광부들이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달 들어 혜산 탄광에서 폐결핵 진단을 받은 환자가 17명이다. 지난달엔 8명이 폐결핵 진단을 받았는데 아직 기간이 보름 가량 남았는데도 불구하고 9명이 더 늘었다.
유병률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종의 자력갱생 강조에 따른 작업 시간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폐결핵이 결핵균의 전염성 질환으로 기침, 재채기, 가래 등 비말로 감염된다는 점에서 노출 시간이 증가하면 전염이 될 가능성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다만 현지에서는 ‘생계난’과 ‘경제난’을 더 주목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과학적으로 증명되지는 않았지만, 먼지를 많이 먹는 일을 하는 탄광 노동자들은 평소 술을 마시곤 했다. 일명 폐 내부 먼지를 씻어낸다는 명목이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광부들에 대한 식량 공급도 중단되고 갱 내부 식사도 제공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석탄생산량도 대폭 감소했다는 것이다.
또한 갱 출입 시 짐 검열도 강화돼 석탄을 조금씩 뒤로 몰래 빼돌리는 것도 힘들어졌다. 탄광들 입장에서는 “목에 걸린 석탄가루를 가셔낼 술값조차도 마련하지 못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고 할 수 있다.
이에 실제 혜산탄광 내부에서는 “코로나 전에는 탄 먼지를 많이 먹기 때문에 이를 씻어내기 위해 매일 술을 마셨다” “그런데 최근에는 끼니도 제대로 때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술까지 먹지 못하니 그 후유증으로 폐결핵 환자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폐결핵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6개월 이상의 집중 치료를 받아야 하지만, 병원에서는 ‘진단’만 내릴 뿐이다. 치료는 모두 당사자 몫이라는 뜻이다.
소식통은 “결핵 진단을 받은 노동자들은 생활난으로 정상적인 치료를 받지 못하고 대부분 그냥 앓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탄광 간부들은 병 증세가 심각한 환자들에 치료를 잘 받으라는 말만 할뿐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않는 한심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탄광 노동자들에 식량문제를 지금처럼 방치하고 환자들에 대한 치료를 제때에 해주지 않으면 환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를 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