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브로커 신고로 탈북 가족 3명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가”

북한 국경지역의 보위부 앞에 가족면회를 온 주민들이 보인다. /사진=데일리NK 자료사진

최근 북한 양강도 북중 국경 지역에서 송금 브로커의 신고로 탈북민 가족이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가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돼 3개월의 조사를 마친 김 모 씨 일가족 3명이 결국 최근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다.

일단 사건의 경위는 이렇다. 김 씨 가족은 지난해 12월 중순 송금 브로커 A 씨의 신고로 시(市) 보위부에 체포됐다. A 씨는 보위부에 ‘김 씨 가족이 남조선(남한)에서 매달 돈을 받는다’고 신고했다고 한다.

사건 당일 김 씨는 송금 브로커 A 씨를 통해 남한에 있는 딸이 보내온 돈을 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도착 1분도 안 돼 보위원들이 들이닥쳤다.

이들은 즉시 가택수색을 진행했고, 그 결과 중국 손전화기(휴대전화)와 A 씨에게서 받아온 5만 위안(한화 약 970만 원)과 수색 과정에 나온 7만 위안(한화 약 1360만 원)이 나왔다고 한다.

보위원들의 수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김 씨의 첫째딸과 아들도 긴급 체포했다는 것이다.

보위부에 끌려간 김 씨 가족은 서로 다른 방에서 조사를 받았고, 남한의 정보기관에서 보내준 돈을 받고 가족이 협력해 정보수집을 해왔다는 혐의를 받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김 씨 가족은 가족 간첩단으로 규정됐고 정치범수용소행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소식통은 “최근 보위부보다 더 무서운 게 송금브로커들이다”면서 “보위부 사람들은 조심하면 될 일이지만 송금 브로커 중 누가 보위부 스파이인 줄 어떻게 알고 대책을 세우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난해부터 수십에서 수백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보위부에 잡혀갔지만 이렇게 가족이 한날한시에 잡혀가는 일은 드물었다”면서 “이번 사건이 알려지면서 송금 브로커들에 대한 경계가 심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