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에 코로나 묻어” 통행금지 조치에 북한 노점상들 집단 반발

양강도 혜산 인근 노점에서 중국산으로 추정되는 과일이 눈에 띄고 있다. /사진=강동완 동아대 교수 제공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단속에 나섰던 안전원(경찰)이 주민들에게 집단 돌팔매질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8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에서는 지난 4~5일 황사 피해를 막기 위해 주민들의 통행을 금지했다. ‘황사 먼지 속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균이 넘어올 수 있다’는 명목을 댔다.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는 과잉 조치를 재차 단행한 셈이다.

하지만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야 하는 주민들은 거센 항의를 했다는 전언이다. 또한 처벌 으름장에도 장사에 나서는 주민들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5일 전날보다 황사가 옅어지자 노점상들이 약속이나 한 듯 혜신동 골목에 모였다. 이에 구역 담당 안전원이 바로 등장했고, 그렇게 실랑이가 시작됐다.

안전원은 처음에는 “당(黨)에서 인민들의 건강을 위해 통행금지령을 내린 것이다” “황사에 날려오는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당신들뿐만 아니라 온 나라에 비루스가 퍼지게 될 것이다”라는 식으로 조용히 타일렀다.

그러나 주민들은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떡 장사꾼 전 모(30대) 씨를 비롯한 노점상들은 “안전원 삼촌도 자식을 가진 부모 입장에서 생각해보라” “황사가 아니라 먹지 못해 죽게 생겼다. 우리를 막지 말라”며 항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안전원은 “단련대에 다 처넣기 전에 빨리 일어나 가라”며 엄포를 놨다. 그러자 장사꾼들이 달라붙어 안전원의 옷을 마구 잡아당기고 옆에 있던 돌멩이를 주워 던지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다투는 소리에 동네 사람들이 모여들고 주변 인민반장이 시(市) 안전부에 신고했다.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 장사꾼 6명은 자리를 피했고, 나머지 5명은 안전부에 끌려갔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생활난에 여성들이 얼마나 악에 받쳤으면 약속이나 한 듯 달라붙어 안전원을 폭행했겠는가”면서 “단속된 노점상들은 단련대 6개월 형을 받았고 나머지도 노동단련대로 끌려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