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브로커 “생년월일 어찌 되냐” 대뜸 물어봐…탈북민들 “황당해”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양강도 혜산시
압록강 너머로 보이는 양강도 혜산시. /사진=데일리NK

북한 당국이 중국 손전화(휴대전화) 통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민들 사이에서 무속인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최근 혜산시에서 점쟁이(무속인)들의 인기가 높아졌다”면서 “삼엄해진 분위기에 송금 브로커들이 안전성을 따지려 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최근 돈 이관시 보내는 사람은 물론 받을 사람들의 생년월일을 묻는 송금 브로커가 늘고 있다. 특히 탈북민 가족일 경우 부모 형제의 신상 정보까지 묻는 일도 있다고 한다.

이후 점쟁이를 찾아간 송금 브로커는 ‘돈을 받아줘도 별다른 일 없겠는지’를 묻는다. 일명 ‘돈거래 궁합’을 따지는 식이다.

자신의 운명을 점쟁이에게 맡기는 행태는 ‘거래 단절’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는 점쟁이가 조심해야 할 띠라고 언급한 상대를 만났을 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부터 이어지고 있는 북한 당국의 단속 및 처벌 강화에 미신을 기대려는 경향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다. 갑자기 생년월일을 물었다가 ‘보위부 스파이’로 오해받는 경우다. 이러다가 오랫동안 연계했던 사람과 관계가 끊어지는 일까지 발생했다고 한다.

실제 본지가 국내 입국 탈북민들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생년월일 캐묻는 브로커에 황당함을 느꼈다”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이 같은 예민한 반응에도 송금 브로커들은 ‘안전’을 위해서는 뾰족한 수가 없지 않냐는 입장이다. 그러나 반대로 탈북민 측에서도 개인 정보는 ‘생명’과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향후 실랑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소식통은 ”얼마나 단속이 심하면 맞을지 안 맞을지도 모르면서 돈을 주며 오해를 받아 가며 이렇게까지 하겠는가“면서 ”보위원들의 단속 방법은 날로 날마다 교묘해지고, 밀정(정보원)들이 판을 치고 있어 언제 어느 순간에 꼬리를 잡힐지 모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식량난으로 점쟁이들을 찾는 주민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간부를 비롯한 불법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그들의 말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식통은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