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생일 이후 생애·업적 찬양하는 토론 진행…주민들 ‘입 삐쭉’

김정일 생일(2월16일) 80주년을 맞아 수도 평양의 거리에 선전판이 설치돼 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로 선전) 이후 당 책임일꾼들의 참석하에 김정일을 찬양하는 영화문헌 학습토론과 발표모임들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에 “정부는 광명성절을 기념해 장군님(김정일)의 혁명 업적을 칭송한 영화 문헌을 텔레비죤(텔레비전)으로 시청할 데 대한 지시를 조직별로 내렸다”며 “이에 명절이 끝난 후에도 영화문헌 학습토론 및 발표모임들로 다소 분주한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앞서 함경북도는 명절 전인 지난달 14일과 15일 이틀간 모든 가정집에 2시간 정도씩 전기를 공급하고 조직별로 모여앉아 TV로 김정일의 혁명역사를 찬양하는 내용의 1시간 30분짜리 영화 ‘영원한 인민의 태양’을 시청하도록 했다.

특히 함경북도 당위원회는 이 영화를 상영한 후 모든 조직에서 당 책임일꾼들의 참석하에 영화에 대한 학습토론을 벌이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실제 학습토론은 지난달 18일부터 21일 사이에 진행됐다”며 “도당과 시·군당의 책임일꾼들까지 모두 하부 말단 조직들에 내려가 학습토론을 주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학습토론은 ‘인민은 하늘이고 스승이고 하느님보다 더 전지전능하다’는 장군님의 애민관과 ‘혁명, 그 자체를 인민이 요구하고 바라는 대로 해야 한다’는 장군님의 인민에 대한 헌신을 강조하면서 진정한 인민의 지도자로 살아온 장군님의 생애를 적극 칭송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민들은 학습토론이 끝난 뒤 ‘영화 문헌 설명에서 장군님은 인민들 모르게 쌓아온 업적이 더 많다고 하는데 우리가 그 덕을 보지 못했으니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의미심장한 말들을 주고받았다는 전언이다.

실제 소식통은 “영화 문헌에는 장군님이 줴기밥(주먹밥)에 쪽잠을 잤다는 내용과 우리 인민들을 세상 그 어디에도 없는 금방석에 앉혀주셨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는데 주민들은 어이없다는 듯 입을 삐쭉거렸다”고 했다.

이밖에 이번 광명성절 이후 김정일이 김일성의 대를 이어 지도자로 등장했을 당시 주민들이 올렸다는 첫 찬양가 ‘대를 이어 충성을 다하렵니다’에 대한 충성의 노래 발표모임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서는 어려운 시기에도 모든 주민이 하나같이 똘똘 뭉쳐 혁명적 양심과 의리로 김정일을 받든 것처럼 김정은 동지를 받들자는 사상이 특히 강조됐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