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들에 민폐 끼치지 싫어”…생활난에 북한 60대女 극단적 선택

2019년 6월 초 함경북도 삼봉 모습. / 사진=데일리NK 소식통

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에서 생활고에 시달리던 60대 할머니의 극단적인 선택 소식이 주민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1일 “지난달 14일 청진시 송평구역에서 60대 할머니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다”면서 “생활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식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두 아들을 둔 할머니는 맏아들의 집에 얹혀살았다. 한 집에 아들, 며느리, 손주, 손녀까지 5명이 살았던 셈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가정불화가 심했다고 한다.

불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불거졌다. 일단 며느리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져갔다. 시장 수입이 줄어 죽도 먹기 어려운 생활 형편에서 아들딸을 키워야 하고 시어머니까지 모셔야 했기 때문이다.

‘시장화 시대’에서 가족의 생계는 주로 북한 여성이 책임져왔다. 남성들은 매일 직장에 출근해도 많지 않은 월급을 받지 못하고 일한다. 오히려 직장에서 사회적 과제가 제기될 때마다 돈을 바쳐야 한다.

시어머니를 모셔야 하는 며느리는 ‘맏아들만 아들인가’ ‘이 어려운 시국에 형님이 제 어머니를 모시는데 어떻게 얼굴 한 번 내비치지 않는가’ ‘동생한테 가서 쌀을 다문 얼마라도 받아오든지, 아니면 어머니를 며칠씩 돌아가면서 모시든지’라는 식으로 남편과 싸웠다.

또한 시어머니에게는 ‘둘째 아들 집에 가서 살라’ ‘양심 있고 눈치 있으면 가서 돈이라도 구해오라’면서 몰아세웠다는 전언이다.

이에 할머니는 살아있는 것 자체가 생활난으로 어려움을 겪는 자식들에게 민폐를 끼친다고 생각했고, 두 아들을 이혼으로 내몰 것 같아 죄책감에 시달렸다.

그러던 중 비상약으로 숨겨놨던 아편을 대량 복용하고 다음 날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싸늘한 할머니의 시신 옆에는 유서도 없이 아편을 쌌던 종이만 덜렁 남아 있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는 이어 “할머니는 결국 두 아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 생을 달리하는 선택을 한 것”이라면서 “식량난이 가정의 불화를 일으키고 불행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