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 주인공 현빈·손예진 결혼에 北 여성들 설렘 폭발

결혼 소식 접하고 "영화가 진짜 현실이 됐다"며 기뻐해…드라마 다시 보려는 주민들도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포스터. /사진=tvn 제공

“주인공들의 결혼 소식을 듣고 마치 내 일인 것처럼 가슴이 설렜습니다.”
“북과 남의 남녀 간 사랑이 진짜 일어나면 좋겠어요.”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주연 배우 현빈과 손예진의 결혼 소식이 북한에서도 화제다. 북한에 불시착한 남한의 재벌 상속녀 윤세리와 그런 그녀를 지켜주는 북한 장교 리정혁의 사랑 이야기가 심금을 울려서일까. 두 사람의 결혼 소식에 북한 주민들, 특히 여성들의 반응이 뜨겁다.

데일리NK는 두 배우의 공식 결혼 발표가 있고 난 뒤 북한 내 다양한 지역의 주민들과 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며칠 새 이미 소식을 접한 주민들은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실제 함경북도 국경 지역에 사는 30대 여성은 “주인공들의 결혼 소식을 듣고 마치 내 일인 것처럼 가슴이 설렜다”며 “영화에서 특별한 사랑을 한 주인공들이라서 그런지 달려가 축하해 주고 싶다고들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를 보면서 국적 상관없이 사랑도 하고 결혼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꿈이 현실로 된 것처럼 기뻤다”면서 “서로 마음 편히 다니면서 우리나라(북한) 청년과 남조선(남한) 청년이 사랑을 나누며 행복하게 사는 세상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또 다른 함경북도의 40대 여성은 두 사람의 결혼 소식에 눈물이 났다고 밝히면서 “사랑의 불시착을 보면서 친한 여자들끼리는 북과 남의 남녀 간 사랑이 진짜 일어나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게 영화가 아닌 현실이 됐다는 생각에 그랬던(눈물지었던) 것 같다”고 했다.

이렇듯 본보와 접촉한 북한 여성들은 대체로 남북한 남녀 간의 사랑이 극의 설정이라는, 즉 ‘픽션’이라는 것을 잊은 듯했다. 북한 남성 리정혁과 남한 여성 윤세리가 실제 현실에서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고 여기면서 드라마에 푹 빠져 있는 모양새였다.

무엇보다 이 40대 여성은 “태양의 후예 주인공들도 현실에서 결혼했다고 해 영화가 사랑을 만들어줬다고 생각했는데 이혼하지 않았느냐”며 “그래서 몇 아낙네들은 정혁이와 세리는 태양의 후예처럼 안 됐으면 좋겠다고 수군거린다”고 전하기도 했다.

또 배우 현빈에 대해 진한 애정을 드러낸 평양의 20대 여성은 그의 결혼 소식에 속이 상했다고 하더니 이내 “정혁이와 세리의 사랑은 국경과 정견, 제도의 차이를 뛰어넘은 사랑으로 마음에 남을 것 같고, 남남북녀라는 속담도 있듯이 앞으로 우리에게도 이런 일이 현실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부푼 꿈을 꾸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종영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의 주인공 배우 현빈과 손예진. /사진=tvn 제공

한편, 두 배우의 결혼 소식이 전해진 뒤 북한 주민들 사이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다시보기 바람도 일어나는 분위기다.

함경북도의 40대 여성은 “이 영화는 단속했던 사람들도 입단속 시키고 가족에게 보여주면서 울고 웃던 영화”라며 “다시 보면 둘이 진짜 좋아했다는 것을 눈치챌 것 같다며 다시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다.

또 20대 평양 여성은 “이 영화는 우리나라를 나쁘다고 하거나 헐뜯은 게 없다”면서 “그래서 이 영화는 지금도 다시 보려는 사람이 많은데 주인공들이 결혼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졌으니 앞으로도 사람들이 이 영화는 계속 꺼내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들이 사랑으로 부부가 된 다음의 이야기로 2부 영화를 보고 싶다”며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표하기도 했다.

앞서 배우 현빈은 자필 편지로 손예진과의 결혼 소식을 알리면서 “작품 속에서 함께 했던 정혁이와 세리가 함께 그 한 발짝을 내디뎌보려 한다”고 했다. 부부의 연을 맺게 해준 작품에 나름대로 애정을 드러냈던 터.

이를 언급하자 자강도의 20대 여성은 “정혁이가 우리 동포들을 울리고 가슴 울렁이게 한 영화를 애착했다니 한 번 더 봐야겠다”면서 “이 영화를 찾는 사람들이 원래도 많았는데 (결혼 소식으로) 더 추세 영화가 되고 더 퍼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