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지난해 12월 북한 당원과 근로자들의 사상교육을 위해 배포한 ‘학습참고자료’를 본지가 단독 입수했다.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2021.12.27.~12.31) 전 기존 당론을 환기하고, 새롭게 제시될 전략적 목표에 대한 당원들의 이해력을 높이려는 사전 작업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조선로동당출판사가 출판한 ‘학습참고자료’는 총 16페이지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8차 당대회에서 언급한 당의 이념, 새로운 5개년계획의 핵심과업과 전략, 사회주의 건설을 위한 전략 등이 담겼다.
또한 김 위원장의 혁명역사를 비롯해 김정일의 혁명일화 총서라고 불리는 <선군태양 김정일장군> 등 최고지도자에 대한 우상화와 함께 충성심을 독려하기 위한 내용도 포함됐다.
이 같은 사상학습 자료는 중앙당 선전선동부에서 제작하고 조직지도부를 중심으로 배포된 것으로 전해진다.
표지의 ‘학습참고자료’라는 제목 밑 괄호에 ‘당원 및 근로자’라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해당 자료는 세포나 초급당 또는 외곽단체인 직맹(직업총동맹), 농근맹(농업근로자동맹), 청년동맹(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 등에서 학습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 당국은 해당 자료에서 새로운 5개년계획의 중심과업은 “금속공업과 화학공업에 대한 투자를 집중하고 모든 부문에서 생산을 정상화하며, 농업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강화하고 경공업 부문에 원료, 자재를 원만히 보장하여 인민소비품 생산을 늘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의 기본종자와 주제는 “여전히 자력갱생, 자급자족”이라고 밝혔다.
이는 생산 정상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원자재 보장을 원만히 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경 봉쇄 완화 및 무역 재개에 방점을 두기 보다는 각 기업소와 지역 자체 자재 조달을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당국은 모든 일군(일꾼)과 당원 및 근로자들이 농사에 대한 인식을 바로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에는 “밥먹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농사를 잘 짓는 것을 자신의 운명, 나라의 생사존망과 관련된 사활적인 문제로 받아들이고 모두가 농사일에 책임적으로 동원되여야 나라의 긴장한 식량문제를 풀 수 있다”며 “전당, 전국, 전민이 이악하게 달라붙어 농사를 잘지어 나라의 쌀독을 가득 채워놓으면 아무리 봉쇄상황이 장기화되여도 우리에게는 무서울 것이 없다”는 언급도 담겼다.
당원과 근로자들의 적극적인 농촌 동원을 독려하면서 동시에 이를 강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또한 북한 당국은 국경봉쇄 장기화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과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해결책으로 농업 수확량 증대라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료에는 ‘농작물 배치를 대담하게 바꾸어 강냉이(옥수수) 농사는 최대한 제한하고 벼농사와 밀, 보리 농사에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 지시도 적시됐다.
실제로 북한 당국은 지난 8기 4차 전원회의에서 김 위원장은 “감자와 옥수수 중심이었던 주민들의 주식을 쌀과 밀가루로 바꿔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이 같은 학습참고자료를 전원회의 전에 배포함으로써 기존의 당론과 앞으로 제시될 당의 전략 사이의 일관성 및 연계성을 강조하려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