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위한 젖제품이 시당 일꾼들에게? 양강도당, 신랄 비판

2013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 사진=데일리NK

양강도 당위원회가 최근 혜산시내 간부들을 불러 모아 당의 육아정책 관철에서 나타나는 문제점들을 신랄하게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8일 데일리NK “양강도 당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혜산시내의 당과 행정 간부들을 시당 회의실에 전부 모이게 하고 당의 육아정책 관철에서 나타난 일련의 편향들을 집중적으로 열거하고 대책적인 문제들을 토의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도당은 결혼한 청년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 하는 문제와 낳더라도 제대로 돌보지 못해 아이들이 심한 영양실조에 걸리고 있는 실태를 언급하면서 주민들의 양육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적인 문제들을 시시각각 토론하고 대책을 제시해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도당은 시·군들의 목장과 젖가공품 공장들이 만가동 만부하를 걸도록 도적으로 전기와 재료를 보장하려 노력하고 있으나 올해 1월에는 제대로 보장되지 못했다면서 앞으로는 더욱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도당은 아이들에게 공급될 유제품을 빼돌려온 일꾼들을 문제시하고 심각하게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이날 회의에서 중요하게는 생산된 젖가공제품들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한 문제가 가장 신랄하게 비판됐고, 젖가공제품들을 빼돌린 이들에 대한 법적 처벌 문제까지 제기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 자리에서는 앞서 지난달 중순 혜산시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주민들이 육아 세대에 젖가공제품들을 공급하라는 당의 정책과 달리 각 세대에 닿지 못하고 있다면서 관련 일꾼들의 부정행위를 도당에 직접 신고한 사안이 크게 다뤄졌다는 전언이다.

시당 근로단체부의 일꾼들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당의 육아 정책에 따라 공장에서 생산된 젖가공제품들을 나눠 먹었는데, 혜산시내 일부 주민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서 증인들의 확인 증명까지 받아 도당에 신고했다는 것이다.

이에 도당은 이 문제를 강하게 비판하고 지적하면서 시당 근로단체부를 집중 검토할 것을 선포했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그런가 하면 도당은 이날 젖가공제품을 빼돌려 시당 근로단체부 일꾼들에게 건네 사리사욕을 채운 공장 일꾼 2명을 회의실 단상에 끌어내 공개사상투쟁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장 일꾼 2명은 결국 회의 직후 시 안전부에 구류됐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날 회의가 끝난 후 주민들 속에서는 공장에서 물품을 빼돌린 공장 일군(일꾼)들이나 그걸 받아먹은 시당 근로단체부 일군들이나 다 같은 자들인데 행정 일군만 처벌하고 당 일군들은 처벌받지 않았다면서 당이 자기 사람들만 감싸고 돈다는 비난이 나오기도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