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우리거야’ 노랫말 바꿔 부른 여맹원들 동향 검토 대상에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8일 ‘기쁨 넘치는 아침’이란 제목으로 평양 평천구역 여맹원들의 사진을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함경북도 청진시의 한 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여맹) 초급단체 소속 여맹원들이 2월 16일(김정일 생일, 광명성절로 선전) 충성의 노래모임을 준비하면서 방역수칙을 어긴 데 이어 가사를 왜곡해 불러 보위부의 동향 검토 대상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 함경북도 소식통은 4일 “청진시의 한 여맹 초급단체 여성들이 2월 16일 충성의 노래모임 연습에서 우선 마스크를 쓰지 않아 문제가 됐고 또 이번에 찍어서 정해준 노래 ‘사회주의는 우리거야’를 연습하면서 왜곡해 부른 것으로 보위부의 동향 검토 대상이 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함경북도 여맹은 지난달 22일부터 도안의 모든 여맹 초급단체들에 2월 16일 광명성절을 맞으며 충성의 노래모임을 준비할 것을 지시하면서 현재의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방역수칙을 엄격히 지키는 조건에서 노래를 부르라고 당부했다.

이에 청진시의 한 여맹 초급단체 소속 여맹원들은 지난달 27일 한 집에 모여 노래 연습을 했는데, 처음에는 마스크를 쓰고 하다가 숨이 차고 노래가 잘 나오지도 않아 다 같이 마스크를 벗고 연습했고 여기에 더해 ‘사회주의는 우리거야’라는 노래의 가사를 단체로 왜곡해 부르다가 문제시됐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이들은 “누가 사회주의를 달라고 했는가? 가지겠다고 한 적이 없다”면서 ‘사회주의는 우리거야, 우리거야’라는 노래 가사를 ‘안 가지겠다. 안 가지겠다’로 바꿔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이런 문제 행동이 당시 이들의 노래모임 준비 및 연습 실태를 검열하러 나온 동 여맹일꾼에 의해 발각됐다.

여맹일꾼은 일단 “마스크를 쓰라”는 말만 남기고 돌아갔으나 이튿날 문제가 된 여맹원들이 동사무소 회의실에 불려가 ‘사회주의는 우리거야’라는 원 노래를 반나절 동안 꼬박 서서 쉼 없이 부르는 처벌을 받았고, 또 4장짜리 ‘인민방역규정세칙’ 내용을 다 암송한 뒤 개별적으로 동 간부에게 검열을 받고서 늦게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이런 와중에 이들이 노래 연습을 하며 가사를 왜곡했다는 신고가 동 보위부에 접수되면서 동 보위부가 구역 보위부에 사건을 의뢰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위부는 노래 왜곡에 가장 열중했던 한 여성을 연행하는 한편, 당시 연습에 참가했던 여성들 전반에 대한 동향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최근 정부는 주민들의 사상 동향을 시시각각으로 주시하면서 정부를 비난하거나 반항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애초에 싹을 자르도록 하고 있다”며 “이런 상태에서 이들의 노래 가사 왜곡은 정치적으로 분석할 때 노골적인 반사회주의 행위로 크게 문제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