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국경지역 세관원들, 백신 접종 마쳐”…무역 정상화 사전 조치?

소식통 "신의주, 남포, 라선 쪽 세관원 2차 접종 완료...비상방역사령부 소속 의사 직접 투여"

원정리 세관 나선 함경북도
북한 함경북도 나선시 원정리 세관. /사진=데일리NK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중단됐던 북중 화물 운송이 2년 만에 재개된 가운데, 북한 국경지역에 근무하는 세관원들이 코로나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북한 당국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관련 작업을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18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북도 신의주 세관에 소속된 일군(일꾼)들이 지난해 10월까지 백신 2차 접종을 완료했다.

세관원들은 대부분 국가보위성 소속이지만 함께 근무하는 국방성 소속 인원도 모두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의주 및 남포 수출입품 검사검역소에 근무하는 일꾼들도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했다고 한다. 북한 당국이 북중 교역 확대를 위한 내부 방역 준비를 해온 셈이다.

남포와 신의주 및 의주 소속 세관·방역원 중 코로나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의 규모는 200여 명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이한 점은 주거지 근처의 도시군 진료소나 병원 의료진이 백신을 투여한 것이 아니라 중앙에서 파견된 비상방역사령부 소속 의사가 직접 신의주나 남포에 와서 작업을 진행했다는 점이다.

또한 북한 당국은 주사제에 대해서도 ‘코로나 왁찐(백신)’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면역 관련 예방주사’라고 설명했다는 전언이다.

하지만 접종자들 모두 이 주사가 코로나 백신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고 가족 등 주변인들을 통해 세관원들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상황이다.

내부 고위급 소식통 역시 신의주 세관 및 의주, 남포 검사검역소 직원들이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료했음을 확인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화이자와 중국 백신 등 두 가지 백신을 입수했으며, 세관원 및 검역원들은 약 3~4주 간격으로 1, 2차 백신을 접종했다.

두 종류의 백신 중 세관·검역원들이 어떤 백신을 접종했는지 명확하게 확인되지 않았지만 화이자 백신을 맞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 소식통의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라선(나선)경제특구에 소속돼 있는 세관원들도 2차까지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선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지린(吉林)성 훈춘시와 맞닿아 있는 곳으로 국경봉쇄 전(前) 대표적인 북중 물류의 교역지로 꼽히던 곳이다.

라선 세관원들도 백신을 접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포와 신의주 이외에 다른 무역 통로가 열릴 수 있는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북한 당국은 나선을 통한 물류 교역을 재개하려면 그 전에 방역 시설을 완비해야 하고 밀수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 소식통은 “(당국이) 남포나 신의주 이외에 다른 곳을 통해 무역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조치가 나온 건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