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 “한미 훈련, 침략전쟁 연습…도발 책동 단호히 짓부시자”

김여정 담화 다음날 全軍에 학습자료 하달..."적진 타격 실전 훈련 언제든 가능하게"

한미 군의 상륙작전 훈련 장면. /사진=연합

북한 군 당국이 최근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명백하게 공격적인 침략전쟁 연습’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따른 내부 사상 교양 및 강도 높은 맞대응 훈련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일 데일리NK 북한 내부 군 소식통에 따르면, 총정치국은 2일 “적들의 무모한 전쟁 도발 책동을 단호히 짓부셔 버리고 싸움준비 완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자”는 내용의 학습 자료를 내려보냈다.

여기서 일단 자료가 하달된 시점(2일)이 주목된다.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한 남측 결정을 예의주시하겠다는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1일) 다음날 제기됐다는 점에서 “당(黨)에서 대화를 하든 협상을 하든 인민군대는 싸움 준비를 하라”는 원칙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실제로 자료는 “총 한 방 쏴보지 못하고 하루아침에 무너진 사례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교훈은 총대가 강하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하면서 “하기 훈련에 돌입한 각 부대에서 나타나고 있는 만성적 태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행 중인 하기 훈련 야간일과를 철저히 집행하고 훈련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당에서 명령만 내리면 언제든지 적들을 무자비하게 소탕할 수 있는 전투 동원 준비와 훈련 열풍을 부대 안에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통신연락선 복원에 나서는 등 ‘관계 발전’ 시그널을 보낸 것과는 달리 내부 자료에서는 남조선(남한)에 대한 비난이 줄을 이었다고 한다.

일례로 “공화국 남반부에 외세를 끌어들여 전쟁 불장난 소동을 매해 벌여온 적들은 이달에도 우리 공화국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 준비 소동으로 전쟁의 도화선에 불을 지피려 하고 있다”는 것.

그러면서 자료는 “이는 우리(북한)를 향한 명백하게 공격적인 침략전쟁 연습이다”면서 “적들은 평화로운 우리 인민의 머리 우(위)에 전쟁의 먹구름을 들씌우려고 광분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인민군대엔 특히 ‘언제든 기동 훈련을 진행할 수 있다’고 예고한 상태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10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맞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둬야 한다고 강조한 셈이다.

각 부대에서 진행된 강연에서 “무력 총사령관(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명령만 내리면 제2, 3의 적진 타격 실전훈련도 진행할 수 있다” “이때엔 각급 지휘관, 참모부, 정치부, 장병들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적들의 아성을 무자비하게 타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강도 높은 훈련은 물론 주간 작업 및 야간 일과를 수행하고 있는 현지 군인들은 ‘우리가 강철인가’라는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한편 원래 이번에 총정치국에서 하달된 자료는 토요학습용이라고 한다. 다만 특이하게 2일 바로 장령과 군관 대상으로 집체 강연을 진행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토요일인 7일 진행한다면 너무 늦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