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함경북도 온성군의 보위부가 중국으로부터 한 밀수꾼의 시신을 넘겨받은 뒤 자의적으로 화장(火葬)해 가족들이 울분을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온성군 보위부는 지난 4월 중순 중국의 동북변방대로부터 중국으로 넘어갔다가 죽은 온성군 주민의 시신 한 구를 넘겨받았다”며 “그런데 보위부는 시신에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가 묻어 있을 수 있다면서 자체로 화장하고 가족에게는 뼛가루만 넘겨줬다”고 전했다.
시신으로 돌아온 북한 주민은 온성군에서 오랫동안 밀수 일을 해온 50대 초반의 남성으로, 보위부는 올해 1월부터 행방이 묘연한 그의 탈북을 의심하면서 행방불명자로 등록해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지난달 중순 보위부는 시신 한 구를 넘겨받으라는 중국 동북변방대의 통보에 따라 시신을 인계해 왔다. 넘겨받은 시신은 곳곳에 자상의 흔적이 있었고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훼손돼 있었지만, 결국 지난 1월 사라진 50대 주민으로 확인됐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보위부는 이 주민이 중국으로 넘어가 개인 집들을 털며 도적질하다 중국 사람들에게 맞아 죽은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며 “그동안 이 주민의 행처에 대해 다우쳐(다그쳐) 물을 때마다 가족들은 ‘당장 먹을 것이 없어 쌀을 구하러 떠났으나 어디로 갔는지는 딱히 모른다’고 말해왔는데 중국에서 시신이 넘어오자 보위부는 그 가족들에게 막말을 퍼부었다”고 했다.
실제 보위부는 “국가가 그렇게 눈을 밝히고 국경을 지키고 있는데도 도강(渡江)했다” “중국에서 무슨 못된 짓을 했기에 이렇게 개죽음을 당했느냐” “시체를 찾아갈 생각을 아예 말라”면서 가족들을 나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게 소식통의 말이다.
그러나 보위부는 이후 시신을 화장하고 뼛가루를 가족들에게 돌려주면서 국가 방역 규정에 따라 시신을 불태웠다고 통지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가족들은 뼛가루를 받고 장례를 지냈는데 ‘당장 먹을 것이 없고 가족 모두가 생사기로에 놓여있어 떠났다가 시신인지도 알 수 없는 가루로 돌아왔다‘며 울분을 토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을 접한 주변 주민들은 50대 주민의 사망을 놓고 “굶어 죽게 생겨 떠났다가 화를 당했다“면서 안타깝게 여기며 동정하는 분위기라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