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오늘은 당신이 처음으로 남조선(한국) 땅을 밟은 지 꼭 3년째 되는 날이군요.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에서 있은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참석차로 말입니다. 돌이켜보며 그날의 감격만큼은 정말 대단했지요.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판문점 분단의 선을 넘는 당신의 모습을 보며 이런 생각을 하였답니다. “젊은 김정은 위원장은 자기 할아버지, 아버지와 좀 다르지 않을까. 무엇보다 유년시절 유럽의 스위스에서 유학까지 했으니 말이다.”
그날 판문점에서 있은 당신의 첫 남북정상회담과 공동선언발표, 의장대 사열과 방명록 기재, 도보다리 회동과 기념식수, 평양옥류관 냉면 식사 시간과 평화의집 환송행사 등은 그야말로 남북평화 번영의 명장면으로 역사에 길이 남겨지겠죠.
이후 3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귀측이 보여준 황당하고 실망스러운 태도를 보면 과연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던 김 위원장의 모습이 진심일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이지요.
한국 국부인 대통령에게 ‘삶은 소대가리’ ‘겁먹은 개’ ‘미국산 앵무새’ 등 온갖 막말을 퍼부었죠.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남한 국민을 서해바다서 총살하고 시신까지 불태우는 만행을 뻔뻔하게 감행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사실 ‘남북정상회담’이나 ‘북미정상회담’ 모두 관건은 공화국의 핵 폐기와 핵 개발 중단입니다. 국제사회에서 볼 때, 공화국이 핵을 가져서가 아니라 바로 당신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독재자’이기 때문이죠.
비유해 표현하면 호신용으로 신사에게 들려진 칼과 남을 해치기 위해 강도의 손에 들려진 칼의 용도가 다른 것과 같겠죠. 오늘날 공화국의 핵은 당신이 독재체제 유지를 위해 목숨을 버리면 버렸지 절대로 버리지 못할 ‘보물’입니다.
당신은 판문점과 평양에서 거짓의 가면을 쓰고 한국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하노이와 싱가포르에서도 그 가면을 쓰고 미국 대통령을 만났지요. 낡은 핵시설을 없애는 시늉만 내고 그 대가로 유엔의 대북제재 해제를 간절히 원했던 거죠.
분명히 아시오. 공화국에서는 어떤 일이든 당신의 의지와 뜻대로 다 이뤄지지만 민주국가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대통령도 국민의 지지와 국회의 동의를 얻어야 해결하는 문제가 많죠. 그리고 그 대통령은 분명 임기가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 남에게 작은 변화를 바라지 말고 자신부터 우선 변해보시오. 유년시절 유럽에서 유학까지 했으면 세상물정도 다소 알겠는데 왜 당신의 공화국은 시대에 떨어진 과거사회로 돌아가는지 정말 보기가 안타깝단 말이오.
당신에 입장에서 보면 만에 하나 공화국 인민들의 반정부 폭동으로 소요사태가 발생하면 국제사회가 개입할 것이고, 그때 “미국이나 남조선, 국제사회든 우리 평양문제에 개입하면 다 함께 죽자!”며 필요하고 유용한 것이 바로 핵입니다.
제가 가끔 말하지만 공화국 인민들은 체제특성상 반정부 폭동을 일으키지 못합니다. 그러니 그 불쌍한 인민들의 가난한 삶을 개선하기 위해 부디 개혁개방 정책을 펴서 평양의 낙후된 경제수준을 크게 발전시키시오. 그러고 나서 판문점에서 다시 한국 대통령을 만나 경제적 원조에 도움을 줘서 고맙다고 인사하십시오.
2021년 4월 27일 –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3주년에 즈음하여
*외부 필자의 칼럼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