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절 당과류 선물, 공식 전달식 안 했는데 시장에서 팔린다

소식통 “생산 공장, 뒤로 빼돌려 시장에 풀어...당국도 특별히 통제하지는 않고 있어”

북한 당국이 2017년(김일성 생일, 上)과 2019년(김정은 생일, 下)에 어린이들에게 공급한 선물. /사진=데일리NK 내부 소식통 제공

북한 최대 명절이라고 선전하는 김일성 생일(4월 15일, 태양절) 기념 당과류 선물이 공식 공급이 시작되기도 전에 시장 곳곳에서 매매되고 있어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고 복수의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은 매년 김일성과 김정일 생일(2월 16일, 광명성절)은 물론 김정은 국무위원장 생일(1월 8일, 공식 휴일 지정 안 됨)을 맞아 전국의 탁아소(4세~5세), 유치원(6세)과 소학교 학생(7세~12세/12년제 개편 후)들에게 선물을 공급해 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7일 데일리NK에 “태양절을 맞아 도내 선물생산이 완료되자마자 시장 소매장 곳곳에서 선물이 판매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고 전했다.

평양시 소식통도 “현재 평양시 구역별 식료공장들에서 선물이 4월 초 생산 완료됐고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면서 “이렇게 시장에 선물이 일찍 나왔는데도 (당국은) 특별히 통제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선물은 태양절 하루나 이틀 전에 해당 탁아소, 유치원, 소학교에서 조직적인 행사로 선물전달식을 진행한다.

그 이후 선물은 시장 매대들에 파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다만 올해는 기존과 달리 일주일가량 시기가 당겨졌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4월 초 도내 자체 생산된 선물을 학교 분량은 다치지(건드리지) 않으면서 여분을 몰래 내놓은 것”이라면서 “다만 공공연히 내놓고 팔지는 못하고 뒷거래로 팔린다”고 설명했다.

2018년 북한 태양절 기념 간식선물. /사진 =데일리NK

여기서 수도 평양에도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이른바 코로나 경제난이 생각보다 심각하다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평양 소식통은 “여기(평양)는 아이들 간식 수준이 올라가면서 선물 당과류가 맛이 없어 내다팔곤 했지만, 이제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면서 “선물을 팔아 쌀로 바꿔먹으려는 세대가 많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북한 시장에서 선물 과자 한 봉지는 5000원에, 쌀 1kg은 3600~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