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지역 보위부 “외국산 손전화기 바쳐라” 주민 회유 나서

2018년 8월 촬영된 북한 양강도 혜산시 전경. /사진=데일리NK

북한이 최근 외국산 휴대전화를 통해 중국 및 한국과 통화하는 국경 지역 주민들을 회유하면서 휴대전화 제출을 독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강도 소식통은 15일 데일리NK에 “최근에 국경 연선 보위부는 12월 말까지 외국산 손전화기(휴대전화)를 가진 주민들을 전부 청산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외국산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주민들은 빨리 내놓으라는 선동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올해 말을 기한으로 두고 외국산 휴대전화로 몰래 중국이나 한국에 있는 이들과 통화하며 국가의 비밀을 팔아넘기거나 탈북민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면서 그들에게 돈을 나르는 등의 불법적인 행위들을 차단하라는 기본 과업을 보위부에 제시했다.

특히 북한 당국은 주민들을 강박하기보다는 회유하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방법을 내놨는데, 이에 최근 보위원들은 브로커나 밀수꾼을 직접 찾아다니면서 “외국산 손전화기를 가지고 있으면 빨리 내놔라, 지금 내놓으면 이미 전의 모든 죄과를 용서해주지만, 이후에 탄로 나면 그때는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며 선동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실제로 혜산시의 브로커 2명은 보위원이 매일같이 따라다니며 회유하자 결국 이달 초 가지고 있던 중국산 손전화기를 바쳤다”며 “그중 한 명은 수년간 돈을 이관해주는 브로커로 활동해오면서 보위원의 눈초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일이 있을 때마다 감시받고 돈을 고여야(바쳐야) 하는 사정으로 ‘시끄러워서 더는 못 해 먹겠다’며 손전화기를 내놨다”고 말했다.

현재 보위부는 자진해서 휴대전화를 제출하는 주민들에 대해 관대한 처사인 양하면서 서약서를 받아낸 뒤 돌려보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이 서약서에는 앞서 한 일들에 대해 반성하고 다시는 반복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고, 개개인은 여기에 지장을 찍어야 한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소식통은 “전문적으로 밀수나 브로커 일을 하던 주민들은 당분간이나마 보위부의 눈초리를 피하기 위한 일종의 전략으로 몇 푼 안 되는 낡은 손전화기를 바친 것으로 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문 밀수꾼이나 브로커로 활동하는 주민뿐만 아니라 외국산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국경 지역의 주민들도 대부분 보위부에 휴대전화를 자진 제출하는 분위기인데, 이 역시 일시적으로 수사기관의 감시와 압박에서 벗어나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