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교사들이 학교가 아닌 농장으로 출근해 감자를 직접 수확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올해 감자 수확량 부족이 예상되자 배급을 담당하는 양정사업소와 협동농장들이 교사들에게 직접 나눠주기 보다는 수확해 가도록 했다고 한다.
양강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학교에 있어야 할 교원(교사)들이 감자밭에 나가 있다”면서 “배급받은 감자를 직접 가을(수확)해서 자체적으로 운반까지 해야 하기 때문이다”고 전했다.
당국이 최근 교사들에게 감자 배급을 실시했는데, 지역 양정사업소에선 예년처럼 감자를 직접 주는 것이 아니라 할당된 감자 수량이 적힌 공급지도서만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는 배급을 했다’는 일종의 꼼수다.
이 때문에 교사들은 공급지도서를 들고 협동농장에 가서 직접 감자를 캐고 운반까지 하게 된 것이다.
더욱이 발빠르게 감자 캐기에 나서지 않으면 그나마 할당량을 확보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경쟁적으로 수확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교사들에게 할당한 분량보다 각 협동농장의 생산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현지에선 폭우와 태풍으로 농경지 침수 피해가 많았던 북부 지역의 경우 올해 농작물 수확량이 예년과 비교해 1/3가량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소식통은 “작년만에도 15톤 가량의 수확고를 올리던 한 감자 농장도 올해는 10톤 밖에 생산이 안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교사들은 처음엔 “국가가 배급을 하려면 제대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병가를 써서라도 서둘러 감자밭에 나가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당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감자를 수확해서 저장하고 운반하는 인력과 비용도 만만치 않다는 점에서 상황을 방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 교사들은 감사 수확과 운반에 학생들을 동원시켜 물의를 빚고 있다. 소식통은 “말로는 후대 교육은 미래를 위한 가장 중요한 사업이라고 하면서 국가는 교원들 배급도 제대로 못주고 있는데다, 교원들은 코로나로 수업도 못 받고 있는 아이들을 동원해 자기 먹을 것을 챙기고 있으니 교육이 되겠냐”고 한탄했다.
한편 북한에서 식량 배급체제가 무너진지 오래지만 교사들에 대한 배급제는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교사들의 평균 월급은 4000원 정도로 쌀 1kg도 살 수 없는 정도여서 생활고를 겪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다 못한 교사들이 밀수나 해외 송금 같은 불법 활동에 가담하거나 사직 후 일반 직장으로 이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