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옷가공 했다가 공개비판…“생계형 돈벌이도 비사회주의”

조직생활 불참·미등록 영업 문제 삼아…주민들 “본보기식 단속” 비판

곡물 마대를 들고 있고 돈 거래를 하는 북한 여성들의 모습.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 간부들이 개인 옷가공 작업장을 불시에 단속해 현장에서 일하던 여성 5명을 적발하고 이들을 전체 여맹원 앞에서 비판한 것으로 전해졌다.

28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은 “지난 8일 여맹 간부들이 연봉동의 한 옷가공집에 갑자기 들이닥쳤다”며 “당시 일하던 여성 5명은 조직생활에 제대로 참가하지 않았고 국가에 등록하지 않은 채 옷가공을 했다는 이유로 전체 동여맹원이 모인 자리에서 비판받았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연봉동 일부 가정집에서는 재단사와 재봉공 등 3~5명이 한 조를 이뤄 옷을 만들고 있다. 

돈주가 계절에 맞는 옷감을 대고 주문하면 여성들이 재단과 봉제를 분담해 정해진 날짜까지 완성품을 넘기고 가공비를 받는 방식이다.

옷가공은 장마당 장사보다 비교적 안정적인 돈벌이로 인식돼 가공조에 들어가려는 여성들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옷가공은 장마당에 앉아 물건을 파는 것보다 돈벌이가 수월한 편”이라며 “가공조에 들어가려는 여성은 자기 재봉기나 오버로크 기계를 가지고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국가기관에 등록하지 않은 채 가정집에 재봉 설비를 두고 여러 사람이 제품을 생산하는 행위를 비사회주의적인 개인 영업으로 보고 통제하고 있다.

최근 여맹원들이 돈벌이를 이유로 학습과 강연회 등 조직생활에 빠지는 일이 잦아지자 여맹 간부들이 경고 차원에서 불시 단속에 나섰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특히 연봉동에는 옷가공을 하는 가정집이 여러 곳인데도 이 가운데 한 곳만 단속되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본보기 단속에 걸린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학습과 강연회에 참가하면 그 시간에는 일을 할 수 없고 주문 날짜를 맞추지 못하면 가공비도 받지 못한다”며 “계절이 바뀌면서 옷 주문이 몰리는 때에 일을 못 하게 하니 여성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가의 공급도 없이 주민들이 저마다 살길을 찾고 있는데 어렵게 돈벌이할 길을 마련하면 비사회주의라고 단속부터 한다”며 “생계를 유지하려면 단속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돈벌이를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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