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만에 일떠선 고층 호텔”…北, 원산갈마 건설에 ‘속도전’ 강조

[軍 선전자료 입수] 공사 기일(4·15)까지 완공 우회적 촉구...소식통 "갈마속도 내세워"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건설 총배치계획도. /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 당국이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에 동원된 인민군대를 대상으로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차단 및 방역에 국가적인 재원을 집중하면서도 외화벌이 관광사업을 위한 준비 작업도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군 내부 소식통은 10일 데일리NK에 “지금 원산갈마 건설장에서는 태양절(4월 15일, 김일성 생일)까지 완공보고를 올리기 위한 군인정신이 강조되고 있다”면서 “이에 마무리 시공과 완성단계 공사에 모든 군인 건설자가 밤낮없이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4월 15일까지는 무조건 당(黨) 중앙에 완공보고를 해야 하므로 지난 겨울에도 매일 3시간밖에 못 자면서 단 하루도 건설을 중단한 적이 없었다”며 “다만 최근엔 상급 참모부의 지시로 모든 군인 건설자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여기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추진된 대규모 관광인프라 개발사업 중 하나다. 김 위원장은 여러 차례 방문하면서 이곳을 이른바 ‘외부세력의 경제봉쇄(대북제재)를 짓부술 상징물’로 규정해 놓았다. 당국의 입장에서는 관광산업 활성화를 통한 정면돌파전의 주요 요충지인 셈이다.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완공 기일이 지속적으로 늦춰지면서 ‘건축물의 질 제고’가 강조되기도 했다. 건물이 완공되면 시공 참모들이 검열하고 문제가 없다면 그제야 한쪽 벽에 ‘합격’ 도장을 찍는다는 것이다.

북한 인민군출판사 선전선동교양자료. /사진=데일리NK 군 내부소식통 제공

하지만 본보가 입수한 군 선전자료에 의하면, 북한군 당국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군인 건설자들이 높은 고층 호텔도 단 20일 만에 합격건축물로 시공을 끝냈다면서 약 한 달 남은 공사기일에 맞출 것을 우회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지시와는 다른 형태가 포착된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건설 현장에서는 이 자료를 바탕으로 건설자들에게 정치학습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강연자로 나선 군 간부들은 ‘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속도 때문에 태양절 준공식이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라는 식으로 선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4월 15일까지 완공이라는 김 위원장의 명령 관철을 위해 ‘군인정신’으로 무장해야 한다면서 초고속 건설속도를 적극 독려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속도전과 질 보장을 동시에 달성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한 상급 군 간부들의 고뇌도 읽힌다.

문제는 또 있다. 이처럼 ‘갈마속도’를 내세우면서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공사 기일 내 완공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현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치적 구호로는 해결할 수 없는 ‘자재 부족’ 등 난관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7400ha의 원산시내 주택과 산업지구 조성, 1500ha의 석왕사 지역의 등산로 개척, 숙박시설 건설과 조경 사업은 최종적으로 올해 10월 10일(노동당 창립 75주기)까지 해야 겨우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원산 갈마해안관광지구 개발은 원산 시내, 갈마반도, 석왕사 등 3개 지구로 나눠 건설되고 있다. 여기서 1400여ha 부지의 갈마반도는 크게 숙박구, 회의 전시 박람구, 체육, 오락구, 경제개발구, 상업편의봉사구 등으로 구분된다.

또한 갈마반도 두남산지구에는 극장, 골프장, 수중호텔, 지상호텔, 과학기술, 공업, 농업개발구 등 산업단지가 건설 중이고, 갈마반도 앞바다에 있는 여러 개의 섬도 관광지로 꾸려졌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