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한 당국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농촌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탄원을 할 것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데일리NK 함경남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5일 함흥시 각 공장기업소에서 ‘청년들은 농촌혁명의 선구자가 되자’라는 제목의 강연회가 진행됐다.
강연회에서는 특히 20대 여성들이 낡은 인식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고 한다.
북한은 도시와 농촌 간 격차가 심하다. 김일성 정권 시기부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농촌 혁명화를 외쳐왔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공민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갖게 되는 ‘사회성분’ 4가지(군인·사무원·노동자·농장원) 중 농장원을 가장 기피하게 됐다. ‘토대’ ‘성분’이 중요시되는 북한에서 가난한 농장원은 점차 주민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에 여성들은 농촌 탄원을 격렬히 거부한다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한다. “죽으면 죽었지, 농촌에 시집을 가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예를 들어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가 농촌에 배치받았거나 탄원했을 경우 파혼을 택하는 게 일종의 추세가 됐다.
심지어 사회 지도층이라고 할 수 있는 ‘간부’들도 유사한 경향을 보인다. 이와 관련 평양 출신 아내가 제대 조치된 지방 출신 군관 남편을 따라가지 않고 혼자 평양에 남는 선택을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북한 당국도 이 같은 현상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강연이 ‘여성’에게 초점이 맞춰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그동안 남성 위주의 탄원 전략이 조금씩 수정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즉 성비를 맞추려는 속셈이라는 지적이다.
소식통은 “강연에서는 광명성절(16일, 김정일 생일)이 지나면 여성들을 중심으로 농촌 진출 청원서를 작성해야 한다고 했다”면서 “결국 돈 없고 힘없는 집 자식들이 또 농촌으로 끌려가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말 열린 노동당 제8기 4차 전원회의에서 “전국의 모든 농촌 마을을 삼지연시 농촌 마을의 수준으로, 부유하고 문화적인 사회주의 이상촌으로 만들자는 것이 우리 당의 농촌건설정책”이라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