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산 주민들에 수매과제 떨어져…주민들 “식량도 안 주면서” 불만

북한 양강도의 국경 마을. /사진=데일리NK

최근 북한 양강도 혜산시에서 세대별 재활용품 수매 과제가 내려져 주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데일리NK 양강도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혜산에서는 인민반별 집중 수매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가뜩이나 경제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에게 세대별 파지 500g, 고무 1kg 수매를 강요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특히 주민들에게는 “얼렁뚱땅 몇 g을 하는 흉내만 내고 그냥 넘기지 말고 계획량을 정확히 집행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으며, 주민들이 수매 과제를 수행하지 못할 때는 도로 보수공사에 동원 나가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는 “준다고 약속한 식량도 제대로 안 주면서 받아내는 데는 인정사정없이 이악하다(악착스럽다)”는 등의 불평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곳곳에 수매소를 설치해두고 주민들에게 파지, 파철, 파유리, 파비닐, 파고무, 파알루미늄 등 각종 폐기물이나 재활용품 수매 과제를 내리고 있다.

90년대에는 주민들이 거주지에 있는 일용품수매상점에 폐기물이나 재활용품을 갖다주면 이를 필요로 하는 공장의 생산품으로 바꿔주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수매 과제를 수행했다는 일종의 증서만 주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이번 수매사업은 주민들의 공짜 노력을 쓰기 위한 미끼인 셈”이라면서 “식량은 말할 것도 없고 땔감도 부족한 실정에서 재활용품을 수매하라는 것은 결국 꼬투리를 잡아 주민들을 동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