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현장서 사라진 北 농장원들은 어디로 갔을까?

작황 부진 예상에 개인장사 몰두...총동원 전투마저 시치미

북한 북부지방에서는 농장원과 주민들이 가을걷이에 총동원되고 있지만 정작 일부 농장원이 장사를 목적으로 추수 현장을 이탈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돼 간부들이 관리에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올해 농장 생산량이 많이 떨어질 것으로 보이니까 벌써부터 대책을 세우는 농장원들이 있다”면서 “국가가 정해준 가을걷이도 하지만 가족 중 한 명은 장사를 해서 먹고 살 것을 준비하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함경북도 온성군 농촌경영위원회는 ‘모두가 가을걷이 전투장으로’ 구호를 들고 막바지 알곡 걷기에 주민들을 독려하고 있다. 한 사람의 ‘노력’이라도 추수 현장에 집중시키기 위해 더 치밀하게 조직하라는 지시가 매일 같이 내려온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나 일부 세대 농장원은 며칠 동안 타지역으로 장사차 떠나면서 가을걷이 현장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평소에 장사를 하는 농장원들도 이 시기에는 간부들 눈치를 보면서 이삭주이라도 해서 식량을 보충하려고 하는데 올해는 작황 자체가 부진하자 농장 출근을 안 하는 배짱까지 부리며 장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식통은 “가뭄과 비 피해로 농장도 그렇지만 개인농사도 수확량이 형편 없다”면서 “가족 모두가 여기에만 매달리면 나중에 먹고 살기 어렵다. 간부들이 집에까지 찾아와서 출근하라고 하니까 아예 며칠씩 나가 있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농촌경영위원회에서는 농장 간부들을 통해 농장에 출근하지 않는 농장원들의 소재를 파악해 빨리 불러들이라고 가족들에게 독촉하고 있는 상황이다.

소식통은 “말을 듣지 않고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처벌을 하겠다는 엄포까지 주고 있다”면서 “실제 집에 왔다가 간부들의 지시를 듣지 않고 장사를 나가던 주민들이 붙잡혀 보안소로 끌려갔다가 풀려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제 때에 추수를 마쳐야 알곡량이 보전이 되기 때문에 관리일꾼들이 여러모로 고생을 하고 있다”면서도 “개인 분배를 제대로 보장 못해줄 것 같으니까 간부들도 개인들을 일방적으로 탓할 수만은 없다. 농장 간부들은 군에 가서 또 비판을 당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