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의혹이란 거짓말 이제 거둘 때 됐다

1980년대 유럽 어떤 나라의 공항에서 있었던 일이다. 방금 공항에 도착한 한국 사람 한 명이 공식 환전소에서 분명 500불을 주었는데, 환전소의 직원은 400불만을 바꿔 주었다. 증거도 없고 말도 통하지 않았다. 너무나 황당해서 화를 내도 순진한 표정을 지으며 그냥 손가락 네 개를 보여줄 뿐이다. 그러나 환전소의 공식직원, 즉 비공식도둑이 100불을 꿀꺽한 것은 그자도 알고 피해자도 아는 일이다. 한 마디로 기가 막힐 일이다.


이런 일이 또 벌어졌다. 그것은 며칠 전 인천 앞바다에서 두 동강이 난 유조선 두라3호의 모습이, 천안함이 내부건 수중이건 폭발에 의하여 침몰되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미디어오늘>의 1월 16일자 기사 “두라3호 시신 대부분 화상, 천안함 시신은 깨끗: 폭발로 선체 흉물스런 상태… 천안함 침몰원인 다시 조명”가 바로 그것이다.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16일 “두라 3호의 폭발 장면을 봤을 때 약 2년 전 발생한 천안함이 폭발했다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며 “폭발이 되면 이렇게 처참한 결과가 나타난다. 특히 수중폭발이라 해도 폭발의 정의(‘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산화작용’)를 생각해봐도 열과 빛, 소리가 날 뿐 아니라 이번처럼 그을음이 남아있어야 한다. 폭발로 인한 그을음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또한 폭발이었을 때 절단되는 부위도 불규칙적으로 갈기갈기 찢겨져야 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15일 인천 자월도 앞바다에서 유증기를 빼내는 작업 중 갑작스럽게 폭발한 유류운반선(두라3호)의 선체 모습./사진=KBS 뉴스 캡쳐


일단 천안함이 선체 내부의 폭발로 침몰하였다는 주장은 아무도 하지 않으니 논외로 하자. 비접촉 수중폭발의 경우, 폭발로 인해 생기는 가스버블이 배를 들어 올렸다가 버블이 수축하면서 선체에 1차 균열이 생기고, 다시 버블이 팽창하면서 2차균열이 생기면서 제트와 함께 배가 두 동강이 나는 것이다.









▲지난해 9월 국방부가 발간한 ‘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중 버블 효과를 보여주는 그래픽. 천안함은 그 해 3월 26일 백령도 인근 해역에서 북한의 어뢰에 의해 침몰해 46명의 해병이 사망했다./사진=’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중


이때 충격파는 배의 침몰에 그렇게 중요한 요소가 아니다. 처음에 빠른 속도로 충격파가 퍼지고 그 다음에 버블이 생기는데 버블은 몇 초의 시간, 충격파는 천분의 일 초 수준이다. 이때 충격파는 약간의 손상을 줄 수 있지만 주파수(frequency)가 굉장히 빨라서  큰 손상은 입히지 않는다. 충격파가 절단효과와 무관하다는 것은 상식이다. 무엇보다도 비접촉 폭발이 일어나면 버블의 엄청난 충격에 의해 배 밑에 구면의 흔적이 남게 되어 있다.









▲인양된 천안함의 좌측 단면 모습. 절단면이 위로 찌그러진 형상을 하고 있다./사진=’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중

위 사진은 인양된 천안함을 아래에서 레이저 스캔한 사진이다. 버블이 치고 올라가 절단면 좌우가 위로 찌그러진 흔적이 분명할뿐더러, 그 좌우 배의 골조 사이의 철판이 버블에 눌려서 움푹 들어간 것이 명확하게 보인다. 한마디로 이종인씨는 너무 뻔한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 한 술 더 뜨는 사람이 있다. 


전 천안함 민군합조단 민간위원이었던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이에 반해 TNT 360kg이라는 엄청난 폭발이 있었다는 천안함의 경우 (생존자든 시신이든) 인체손상이 하나도 없었다는 것은 큰 차이점”이라며 “배 밑바닥에서 3~9m 아래 지점에서 360kg이 폭발했다면 버블제트 형성 이전에 폭발력이 더 직접 작용해 배 아래 쪽은 갈기갈기 찢겨져있거나 곳곳이 파편자욱이 남아있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군의 주장이 허무맹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신의 경우에도 폭발의 충격을 받은 천안함 절단면 부근에서 발견된 시신조차 지금처럼 처참한 상태의 시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민군합동 조사단이 수중폭발의 위력을 TNT 250kg정도라고 하였다는 점은 신상철 대표가 오해하였다는 것은 차치하고, 충격파가 버블보다 먼저 작용해 배 아래를 갈기갈기 찢어놓아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도대체 어디서 주어들은 이야기인가? 게다가 천안함의 경우 “(생존자든 시신이든) 인체손상이 하나도 없었다”는 주장은 또 어디서 날라 온 이야기인가?


사실은 천안함의 생존수병 뿐아니라 고인이 된 수병들은 버블에 의한 충격으로 골절상등을 입었다. 그리고 그 상처 정도와 양상은 정확히 비접촉 어뢰폭발의 양상과 일치한다는 것이다. 이점은 오랫동안 미국 해군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면서 세계 제1의 선체 폭발 상해전문가인 신영식 카이스트 교수가 합조단 자문위원으로 참여하여 확인한 일이다. 


차라리 이종인 씨와 신상철 씨는 이번에 이탈리아 해안 근처 암초에 좌초된 여객선 코스타 콩코르디아의 사진을 보면서 인양된 천안함의 바닥 어디에 이처럼 길게 긁히고 찢어진 곳이 있는 지 자문할 일이다.









▲지난 13일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지글리오섬 인근 해상에서 암초에 걸려 좌초된 크루즈선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선체 옆면이 암초에 의해 길게 찢겨져 있다./사진=인터넷 캡쳐

도대체 인양된 천안함의 선저에 좌초의 흔적도 없을뿐더러 천안함의 침몰 해역에 암초도 없음을 야당 국회의원들도 모두 확인하였다. 그리고 이종인 씨나 신상철 씨가 주장하는 것처럼 내부폭발도 아니면, 천안함은 도대체 물귀신이 가라앉힌 것인가?


천안함이 어뢰에 의해 폭침되었다는 증거는 아주 많다. 그러나 여기에 아직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증거가 하나 더 있다. 그것은 천안함을 폭침시킨 북한제 어뢰 CHT-02D의 페인트가 일부 떨어져 인양된 어뢰잔해에 붙어 있는 것을 네티즌이 찍은 사진들이다.








▲지난해 천안함 의혹 카페 등에서 조작 증거로 제시된 사진. 그러나 국방부 발표에 신뢰를 더 함. 


이른 바 어뢰에 남은 ‘1번’ 글씨로 인해 논란이 일자 국방부가 공개한 어뢰를 네티즌이 사진을 찍어 어떤 인터넷신문에 올렸다. 사진을 찍은 네티즌은 아마 이 작은 페인트 조각의 중요성을 전혀 몰랐을 것이다. 오른쪽에 확대된 페인트 조각의 색을 아래의 북한제 어뢰의 사진과 비교해 보자.









▲천안함을 공격한 북한 어뢰(CHT-02D)실물 사진./사진=’천안함 피격사건’ 합동조사결과 보고서 중


어뢰의 앞부분을 제외하고는 연두색으로 바로 위의 사진 페인트 조각과 같은 색이다. 다음은 이 페인트 조각이 우연히 붙은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특히 스크류의 끝에 흰 침전물 위에 페인트가 붙어 있을 이유라고는 폭발 이외에는 전혀 없다.








▲국방부 조사결과 발표 후 서프라이즈에 의혹 제기 증거로 제시된 사진
마지막으로 위 사진이 올려진 인터넷 신문은 바로 신상철씨가 대표로 있는 서프라이즈였다. 아직 사진이 남아 있는지 모르겠지만 이종인씨와 신상철씨는 위의 자료를 스스로 확인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