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 천안함 1주년에 또 다시 의혹 제기







참여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23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천안함 재조사를 요구했다. 이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봉섭 기자


참여연대를 비롯한 좌파 성향의 시민단체들이 천안함 사건 1주년을 앞둔 23일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한 천안함 침몰’이라는 민군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내용을 부인하는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 단체들은 천안함 사건을 ‘피격’이라고 표현하는 대신 좌초, 피로 파괴 등을 시사하는 ‘침몰’로 지칭했다. 나아가 합조단 결과 발표에 의혹을 제기하며 “추가적인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종로구 한국건강연대에서 진행된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참여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에 소속된 97명 명의의 “천안함 사건 1주년을 맞아 정부와 국회에 드리는 제언서’도 발표했다.


이들은 “원인제공자로 지목된 북한 외에 주변국들도 여전히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진상조사 작업은 지나치게 단기간 이루어졌고, 부실하게 이뤄졌다. 과학자들이 제기하는 반론과 사실관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신뢰할만한 검증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과학자들의 사실관계 논란’은 합조단 조사 결과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이승헌 버지니아대 물리학과 교수,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국제대학원 교수 등의 주장을 의미하는 것이다.


두 교수는 어뢰 잔해물에서 발견된 1번 글씨는 폭발 이후 고온의 가스버블에 의해 타버렸어야 했다며 1번 글씨의 조작 가능성을 주장했다. 또 어뢰에서 발견된 흡착물은 침전물이라며 북한의 어뢰공격을 부정해왔다.


이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해서는 안된다”면서 “왜 정부는 천안함을 일종의 신앙으로 만드려고 하는가. 입으로는 과학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신앙으로 만들려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천안함 의혹을 과학으로 증명하기 위한 조건은 검증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들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독립적인 전문가가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천안함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작업들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는 “우리는 아직 천안함 사건이 누구에 의해서 이루어졌는지 모른다”면서 “우리는 이 사건이 누구에 의한 것인지 예단하지도 않고, 정부의 발표도 부인하지 않지만, 설사 북한의 소행으로 결과가 나온다 해도 천안함 조사와 발표 과정상의 (침해된 민주주의) 문제는 지적돼야 마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