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강도 내 도로 이정표·표지판 교체…혁명전통교양 강화 목적?

장자산혁명사적지 개건·확장 사업도 첨부…내부 결속 위한 사상교양 강조 일환인듯

북한의 청년학생들이 지난해 말 삼지연 혁명전적지를 답사에 나서고 있는 모습. /사진=노동신문 캡처

최근 북한의 대표적 군수공업 지대인 자강도에서 국가도로 이정표와 각종 표지판을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강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에 “자강도 당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도로관리대들이 당 창건 75돌 기념일(10·10) 전으로 도내 국가도로 전 구간의 이정표와 시·군·리 표지판들을 모두 교체하는 작업을 진행했다”며 “이에 따라 기존보다 더 구체적인 이정표와 표지판들이 설치됐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작업은 도당위원회의 주관하에 진행돼 도에서 필요 자재나 노력(인력)을 자체적으로 보장했다.

특히 자강도는 이번 이정표·표지판 교체 작업과 함께 도로 길이와 너비를 다시 측정하는 계측사업도 진행했다는 전언이다.

이러한 작업을 진행하게 된 배경을 두고 소식통은 “처음에는 이정표와 표지판의 색이 다 낡아서 새로 도색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배움의 천리길, 광복의 천리길 기본구간으로서 혁명전적지들이나 사적지들과 맞닿아 있어서 그런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했다.

실제 이번 이정표·표지판 교체 작업 과정에서 ‘배움의 천리길’ ‘광복의 천리길’ 표지비가 새로 세워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번 이정표 및 표지판 교체 작업은 혁명전통교양을 한층 심화·발전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말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을 통한 정면돌파전을 선언한 뒤 내부 결속을 끌어내기 위한 사상교양 사업에 상당히 집중해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방역 사업과 태풍피해복구 사업에 총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이른바 ‘백두의 혁명정신’ ‘백두의 칼바람 정신’을 강조하며 사상교양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 연장선 상에서 여러 곳의 혁명사적지가 조성돼 있고, 김일성이 10대 시절 걸었다는 ‘배움의 천리길’ ‘광복의 천리길’ 노정이 걸쳐 있기도 한 자강도에서 교양 사업 강화 차원의 움직임이 전개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소식통은 “이정표와 표지판 교체 사업에 장자산혁명사적지를 개건·확장하는 사업도 첨부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6·25전쟁 당시 김정일이 피신해 있던 장소로 알려진 자강도 강계시의 장자산혁명사적지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혁명전통교양의 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사상교양의 거점인 혁명사적지를 새롭게 꾸리는 일은 결과적으로 백두혈통의 혁명전통을 부각함으로써 그 계승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체제에 대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끌어내려는 의도로도 해석해볼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당 창건일을 앞둔 지난달 ‘혁명전통교양의 전성기가 펼쳐지던 격동적인 나날에’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백두의 혁명전통은 우리 당과 혁명의 역사적 뿌리이며 만년 초석”이라며 “만년 세월이 흘러도 그 순결성이 꿋꿋이 고수되어야 하는 것이 혁명전통이며 혁명이 줄기차게 전진할수록 더욱 심화시켜 나가야 하는 것이 혁명전통을 구현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