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군 하계훈련에 새 훈련기재 도입…병사들 적응 못해 ‘끙끙’

군 지휘관들 "새 무선전신 기재가 하계훈련 수준 높일 것" 흡족…통신병들은 어려움 호소

북한군 근위 서울 105땅크사단 훈련모습. /사진=조선의 오늘

하계훈련 중반기에 접어든 북한군이 새로 개발된 무선전신 훈련기재를 도입해 전문 통신병들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한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통신병들은 처음 접해보는 고속 전신음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9일 데일리NK 군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인민군 통신국은 지난 6월 출시된 훈련용 무선전신 송수신기(6082호)를 이번 하계훈련에 도입해 각 통신 구분대에 보급했다.

인민무력성 산하 통신기재연구소가 제작한 6082호 훈련기재는 전방과 후방이 따로 없는 현대전의 실정에 맞게 유사시 최고사령부와 전군의 통신을 원만히 보장하도록 통신병들의 교신 능력을 향상하려는 목적에서 개발됐다.

기존의 훈련기재는 교란용 전신음의 세기가 너무 약해 아군의 전신음을 쉽게 구별해낼 수 있었으나, 새 기재는 교란음의 세기가 크고 음질 또한 다양하게 구성돼 있어 통신병들이 고도의 긴장과 집중력을 발휘해야만 아군의 신호를 구분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민군 통신국에서는 새 훈련기재 도입에 따라 수정된 훈련방식을 구체적으로 전문 통신부대에 내려보냈다는 게 소식통의 이야기다. 새 기재를 활용한 훈련은 전문 통신부대뿐만 아니라 육·해·공군 내 탱크병, 포병 구분대의 통신병들에게도 모두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현재 북한군 지휘부 내에서는 새로운 기재 도입으로 해마다 형식적으로 해오던 하계훈련의 수준이 한층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소식통은 “지휘관들은 ‘통신은 부대의 신경’이라는 최고사령관 동지(김정은 위원장)의 말씀 사상을 관철하기 위해 개발된 새 기재가 통신병 훈련 강도를 높여 2기 훈련(하계훈련)이 실속있게 진행되고 있다는 데 매우 흡족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각 부대 통신부는 새 기재가 입대한 지 얼마 안 된 어린 통신병의 교신 능력을 끌어올리는 데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군 지휘관들은 이번 신(新) 훈련기재로 전문병 훈련을 강화해 모든 부대의 통신병들을 특급, 1급수들로 만들 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든 북한군 통신병들은 입대 후 전문 통신훈련을 받은 뒤 평가를 통해 무급부터 3급 → 2급 → 1급 → 특급 순서로 전문급수를 취득한다.

다만 이 같은 상부의 긍정적인 반응과 달리 통신병들은 새로 도입된 훈련기재에 적응하지 못하고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현지의 통신병들은 새로 내려온 훈련기재가 내는 무선전신음이 이전 것과 너무 다른 데다 속도가 빠르고 장애가 심해 정확히 듣고 구별해내기 힘들다며 불평하고 있다”면서 “급수 높은 통신병들도 새 기재의 신호는 수신하기 어려운데 어떻게든 귀에 빨리 익히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