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형제’ 맺었다는 이유로…혹독한 고문에 북한 군인 2명 사망

한 상급 군관이 하급 군인들을 상대로 얼차려를 주고 있는 모습. 지난해 7월 양강도 혜산에서 포착됐다. /사진=데일리NK

지난달 초 북한 군 보위국(前 보위사령부)에서 복수 혈서를 쓴 군인 4명을 긴급 체포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그중 2명은 혹독한 고문 끝에 목숨을 잃었다고 내부 소식통이 전해왔다.

15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달 8일 125경보여단(평안북도 동림군 소재) 군인 4명(20대)이 보위사령부에 긴급 체포됐다.

이들이 체포된 경위는 이렇다.

먼저 이들은 지난해 군에 입대해 신병훈련을 받으면서 일명 의형제를 맺었다.

즉 군 생활에서 어려움이 있거나 괴롭힘을 당하면 함께 힘을 모아 가해자를 혼내주자는 차원에서 ‘복수’ 혈서를 썼던 것이다.

북한에서는 군대 복무 기간이 우리보다 길다는 점에서 더 심한 괴롭힘이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의기투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같은 사실이 최근 드러나면서 군 보위국에 긴급 체포됐고, 가혹한 고문 끝에 2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다만 사망한 군인 2명이 받은 고문 형태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여기서 북한 군 보위국은 국가보위성, 사회안전성과 함께 북한의 3대정보·사찰기관 중의 하나로서 군인을 정치적으로 감시하는 기관이다.

특히 군대 안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상·영도를 부정하는 행위나 반당, 반국가, 반체제에 반하는 동향은 물론 친목회와 같은 비합법적 조직 결성 동향을 감시·색출하는 업무를 진행한다. 군대 내에서는 어떠한 조직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논리다.

따라서 군 보위국은 복수 혈서를 쓰고 의형제를 맺은 4명의 군인을 비합적 조직 결성자들로 규정하고 긴급 체포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소식통은 “이번에 체포된 125경보여단 소속 군인들의 ‘복수’ 혈서는 정치적 의미보다는 상관들의 폭행에 대항한 철없는 10대 아이들의 장난에 불과하다”면서 “하지만 보위국은 이번 문제를 대단한 간첩이나 잡은 마냥 요란하게 떠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체포된 군인 4명 중 2명이 사망한 가운데, 나머지 2명에 대한 조사는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면서 “조사가 끝나면 비합법적 조직을 결성한 군인들을 방치한 해당 지휘관들에 대한 책임도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