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갈마 건설장에 코로나 공포 확산… “힘들어도 마스크 안 벗어”

소식통 "건설장에 코로나 사망 소문 확산...자재수송도 차질"

김정은 원산 방문
지난해 4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 현장을 방문헸을 때의 모습. /사진=조선중앙통신

비상방역체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도 북한 매체들은 돌격대와 군인들이 힘찬 투쟁으로 원산갈마지구 공사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선전하고 있지만 건설 참여자들은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현장의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신문은 11일 원산갈마해안지구의 내부공사와 조경사업이 진행중이라며 “방대한 건설 대상을 맡은 인민 보안성여단의 지휘관, 건설자들이 창조투쟁, 돌격투쟁을 과감히 전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신문은 “속도전청년돌격대관리국려단의 지휘관들은 단위별 사회주의 경쟁을 방법론 있게 조직하고 있다”며 “지금 청년 돌격대원들은 막아서는 애로와 난관을 자체의 힘으로 뚫고 헤치며 견인불발의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 매체가 원산갈마해안지구 건설 현장을 소개하고 파견된 군인들의 ‘투쟁’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된 사회 분위기 속에서도 자력갱생으로 국가 건설 사업에 성과를 내고 있음을 선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건설에 참여한 군인들과 돌격대원들은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에는 건설장에 파견된 돌격대나 군인들이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은 신형코로나로 인한 불안감”이라며 “당국이 ‘갈마속도전’을 몰아쳐 피로감이 높은 데다 코로나 사망자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어 혹여나 감염되지 않을까 우려가 많다”고 전했다.

본지는 취재 결과 북한군 당국이 코로나19 의심 사망자가 200여 명에 달하며 격리자가 3700여 명이라는 내부 통계(2월 3일 기준)를 집계해 상부에 보고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북한군도 ‘발칵’…코로나19 의심 사망 200명 육박)

고열과 기침, 호흡곤란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이다 사망한 군인들은 대부분 평안북도, 자강도, 양강도, 함경북도 등 북중 연선지역에서 근무하는 국경경비대 소속이었지만 이 같은 소식이 일부 군인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장에 파견된 군인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작업하는 것에도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소식통은 “마스크를 쓰고 노동을 한다는 게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며 “숨이 차고 괴로워도 감염병에 걸릴까 마스크를 벗지 못한다”고 전했다.

본지는 최근 기사에서 상급 참모부의 지시에 따라 군인 건설자들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20일 만에 일떠선 고층 호텔”…北, 원산갈마 건설에 ‘속도전’ 강조)

한편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지휘부에서는 준공식이 연기되더라도 무조건 기일 안에 준비를 마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소식통은 “원수님(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날이니 지휘부는 반드시 이날 원수님을 모시고 준공식을 해야 한다고 다그치고 있지만 코로나로 모든 차들이 특별통행증을 붙이고 다녀야하는 상황이라 물자 수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