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이 바꿔놓은 풍경… “북부 고산지대서도 딸기 재배”

북한 농업근로자들이 온실남새(채소)와 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사진=연합

진행 : 북한 시장 동향, 데일리NK 강미진 기자와 함께합니다. 한국에서는 비닐하우스 농사가 활발해 제철이 아니어도 채소나 과일을 먹을 수 있는데요, 북한에서도 최근에 비닐하우스 농사가 활발해지면서 시장 풍경도 바뀌고 있다고 하죠?

기자 : 제가 한국에 와서 정말 좋았던 게 많았는데요, 그중의 하나가 눈이 내리는 겨울에 싱싱한 채소들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제철이라야 채소들을 먹는 게 일반적이었거든요.

하지만 최근 북한 내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에서 비닐 박막을 이용한 작물 재배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협동농장 비닐하우스 농사가 품종별로 다양해지면서 연간 재정수익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소식을 전한 북한 소식통은 최근 온실을 이용해 채소를 생산한 단위에서 생산물을 시장에 내다 팔아 단위 종사자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 : 비닐하우스 농사로 수익을 내는 협동농장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 네, 사실 북한 협동농장과 일부 기관에서는 오래전부터 작은 면적에 비닐하우스를 지어 채소가 나오기 전에 지역 주민들에게 판매해왔는데요, 하지만 비닐 박막을 비롯한 농자재 부족 현상이 이어지면서 일부 단위들에서는 하우스 농사를 접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협동농장 관리위원회의 작업반 부업 분조에서도 여러 수익을 내고 있는데요, 돈이 돈을 낳는다는 말처럼 제철이 아닌 채소를 생산·판매하면서 농장 자체 현금 사정도 좋아진다고 하더라고요, 채소를 팔아 벌어들인 돈으로 비닐하우스 면적도 늘리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죠. 특히 쌀이나 옥수수 등 기본 작물 생산 면적을 침범하지 않고 농번기와 겹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경제성도 뛰어나다는 인식도 자리 잡고 있기도 합니다.

이제는 초기 자본이나 자재가 부족한 농장에서도 작은 면적으로 시작해 해마다 면적을 넓히는 방안으로 돈벌이에 나서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진행 : 겨울에 작물을 심지 못할 때 비닐하우스에서 농사를 지어 사철 작물을 생산하고, 이 수익금으로 농장원들에게 분배도 하고, 비닐하우스 시설에 다시 투자도 하는 등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군요. 협동농장들에서 비닐하우스 농사로 해마다 벌어들이는 수익이 얼마나 될까요?

기자 : 온실 면적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함경남도 이남 지역보다 북부 고산지대에서는 비철 채소에 대한 수요가 더 많다고 하는데요, 해당 소식을 전해온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거주 지역 협동농장에서 온실을 활용한 채소농사는 80년대에도 있었다고 말했는데, 최근 그 범위가 확장되었다고 합니다. 농장 자체의 재정도 많이 좋아지고 있는 셈이죠.

이 소식통에 따르면 작은 범위의 온실 분조에서도 연 1만 위안~1만 5000위안 정도의 돈을 벌기 때문에 작업반들에서는 온실 분조 면적확장에 힘을 넣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현재 환율로 중국 돈 1만 위안은 북한 원으로 1200만 원이 됩니다. 물론 지역에 따라 혹은 농사를 짓는 토지면적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순 있겠죠, 소식통이 전해온 이 지역은 한 개 작업반에 70명이나 100명 정도가 되는데, 농장원들에게 가을에 현금으로 분배를 준다고 합니다. 적게는 수십 만 원에서 많게는 100만 원을 받는 경우도 있다고 소식통은 주장했습니다. 현재 북한 북부지역 시장에서 쌀 1kg은 5500원 정도를 하고 있는데요, 농장원 1인당 받는 돈으로는 적게는 쌀 50~60kg 혹은 백 수십 kg을 살 수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농장들에서 비닐하우스 농사를 늘린 이유가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이 좋아진 것, 즉 구매력이 커진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십니까?

기자 : 북한 주민에 따르면 먹고사는 게 힘들었을 시기엔 산에서 나는 산나물을 주로 이용했었던 주민들이 경제상태가 좀 나아지면서 비철 채소를 구매하는 데 돈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2010년대 들어 농장에서 생산되는 비철 채소를 구매하는 주민들이 늘게 됐다고 하는데요, 이에 농장들에서도 자연스럽게 이 부분에 관심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사실 양강도의 경우 시금치는 5월, 오이는 7월이 돼야 먹을 수 있습니다. 때문에 냉면 장사꾼들은 중국에서 들여오는 비철 채소를 사서 장사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비싸기도 하고 북한산 오이보다 못하다는 의견들이 많았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지역에서 자체로 생산하는 채소가 각광을 받게 된 것입니다.

즉 중국에서 들여오는 남새는 운반하는 과정에 손상되기도 하고 시들기도 해서 현지 온실 채소를 우선 구매하려는 형태가 유행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진행 : 그럼 양강도 지역의 온실에서는 주로 어떤 채소를 재배하는 건가요?

기자 : 북부 고산지대인 양강도는 다른 내륙지역에 비해 채소 수확이 늦습니다. 협동농장에서는 여름 채소가 나오기 전 온실에서 여러 채소를 키우게 됩니다.

우선 애호박을 비롯해 여러 채소가 온실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또한 딸기가 돈이 되기 때문에, 딸기 농사에도 관심이 많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즉, 같은 면적에 토마토나 오이로 벌어들이는 것보다 딸기가 더 수익이 많다고 해요. 그래서 일부 농장에서는 딸기 재배를 더 많이 하려고 한다는 것이죠.

특히 일부 개인들도 농작물을 온실에서 재배하고 있는데요, 딸기와 오이 등 판매가 빠르고 가격이 있는 품종을 주로 재배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 비닐하우스 농사를 하는 경우 돈은 많이 들지 않습니다. 기본 자재인 박막이나 적은 양의 비료만 돈이 들고요 난방용 화목은 야산에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죠.

진행 : 마지막으로 최근 북한 시장에서 주요 물품의 가격이 어떻게 되는지, 전해주시죠?

기자 :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4990원, 신의주 4910원, 혜산 5400원이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1605원, 신의주 1610원, 혜산 1730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정보입니다. 1달러당 평양 7840원, 신의주 7880원, 혜산 7890원이고 1위안당 평양 1200원, 신의주 1180원, 혜산 1200원입니다. 돼지고기는 시장에서의 단속으로 밀매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다음은 유류가격입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9970원, 신의주 9890원, 혜산 10,000원이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6720원, 신의주 6700원, 혜산 7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진행 : 네. 지금까지 북한 시장 동향, 데일리NK 강미진 기자와 함께했습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