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실조, 코로나 격리에…1군단 35%, 동기훈련 참가 못 하나

'사상 최악' 내부 집계에 총참까지 ‘아연실색’...소식통 “지휘부, '격리 인원 제외 모두 참가' 결론 내려”

북한 군인들. /사진=핀터레스트

북한 1군단에서 영양실조와 탈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격리 조치 등의 여파로 이번 동기훈련(12~내년 3월) 참가 가능 인원이 반토막이 났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이는 훈련 준비차 최근 실시했던 내부 집계에서 이 같은 사상 최악의 결론이 도출됐다는 것으로, 군단 참모부들과 총참모부 모두 아연실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30일 데일리NK 북한 강원도 군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24일 총참모부(이하 총참) 작전훈련 9처(훈련집행·판정 부서)에서는 전군(全軍)에 편제 인원수 대 실제 훈련 참가 인원 부대별 통계를 올릴 것을 지시했다.

여기서 북한에서는 11월 말까지 외부작업, 훈련, 부업, 건설 등 기타작업에 동원된 인원 모두 이유를 불문하고 부대에 복귀해야 한다. 국가 건설 대상 파견 등 부득이한 사정이 있다고 하더라도 첫 달(12월) 훈련 중 2주는 참가해야 한다는 것.

이에 당연히 1군단에서도 자체 조사를 실시했는데, 지난 1군단 2사(강원도 금강군) 참모부는 편제 인원수 대 훈련 실제 참가수가 65%라는 최종보고로 올렸다고 한다.

예를 들어 1개 중대 100명 중 전염성 결핵, 능막, 간염으로 퇴원 불가한 인원이 6명, 영양실조로 사단 보양소에서 치료를 계속해야 하는 인원 6명, 탈영 4명, 이상증세나 호흡기 곤란으로 군단별 특별격리 시설과 지구별 군의국 격리시설 입원이 9명이라고 밝혔다고 한다.

코로나19 의심 증세와 영양실조 등으로 무려 35%의 병력 이탈이 예상된다는 집계를 상부에 제출했다는 의미다.

소식통은 “부대별 올해 훈련 실제 참가 인원수는 고난의 행군(1990년대 중후반 대량아사시기) 때 군 내부를 방불케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번처럼 훈련 참가 인원장악 사업에서 많은 군인이 비기는 처음이라 훈련부에서도 당황해하고 있다”면서 “이번 훈련은 편제 인원이 모자라 남은 군인들이 어떻게 무기, 장비를 관리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1군단 지휘부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와 관련 총참도 이번 동기 훈련에서 편제 인원수 대 실제 훈련 참가율을 첫 자리에 놓고 부대별 전투 준비상태를 평가하겠다고 각 군에 하달했다고 한다.

일단 첫째 각 군에서는 영양실조 환자들을 주목했다. “특별한 병이 없으면 퇴원시키라”는 명령을 하달했고, 실제로 병원에서 바로 부대에 복귀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고 한다.

또한 “90% 이상 참가율을 보장하라”는 지시도 내렸다. 발열이나 기침 등 코로나19 증세로 격리된 이들까지 끌어들일 수 없다는 현실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자연스럽게 ‘탈영병’을 잡아들이려는 방안도 내놓고 있다. “12월 10일까지 부대로 돌아오지 않으면 대열 기피자로 군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부모와 현지 당 위원회들에 통보한 상태다.

북한 당국이 ‘80일 전투’의 주되는 투쟁목표를 국가 비상 방역으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탈영한 것도 모자라 지역으로 이동한 군인들에 대해서 강한 군법을 적용하겠다고 엄포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