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메뚜기 장사’ 단속 뜨자 황급히 도망치는 북한 상인들

양강도 혜산 길거리 장사꾼 긴장감 넘치는 모습 생생히 담겨...北주민 생존전략 느껴져

북한 당국의 메뚜기 장사(노점 장사) 단속에 상인들이 황급하게 자리를 피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최근 데일리NK 대북 소식통을 통해 입수한 영상은 지난달 촬영된 것으로,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양강도 혜산 시내의 어느 거리에서 시작한다. 영상 속에는 주민들이 저마다 상품을 두고 장사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러던 중 상인들이 갑자기 어느 한 곳을 응시한다. 시(市) 사회안전부의 단속이 시작됐다는 것을 알아차린 모습이다.

영상의 화질이 좋지 않지만, 상인들의 긴장감과 불안감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리고 이런 일이 처음이 아니라는 듯 상인들은 현장을 빠르게 빠져나가는 모습이다. 단속원에게 잡히지만 않으면 물품을 빼앗기지 않기 때문에 다들 필사적인 것이다.

이런 와중에 끝까지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려고 애쓰는 상인의 모습(화면 우측상단)도 인상적이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호기심을 가지고 계속 서서 지켜보는 일반 주민들의 모습과 달리 바쁘게 움직이는 상인들의 모습이 대조적이다.

북한은 원칙적으로 종합시장의 공식 매대를 통해서만 상행위를 할 수 있다. 공식 매대를 받은 상인들은 북한 당국에 일정 정도의 사용료를 내고 장사를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보장받는다. 그런데 북한 주민 중 일부는 공식 매대가 아닌 길거리나 종합시장 주변에서 노점 장사를 한다. 북한 당국은 이를 단속하고 있다. 상인들은 이를 피해 자리를 계속 옮기면서 장사를 한다. 이 모습에 북한 주민들은 이를 ‘메뚜기 장사’라고 부른다.

북한 사회안전성(우리의 경찰 격)은 이런 메뚜기 장사꾼의 물품을 압수하는 등 단속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식 매대보다 저렴한 장세를 받으면서 불법적인 활동을 묵인하기도 했었지만 더 용인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관련 기사 바로 가기 : ‘메뚜기 장사’ 물품 압수에 북한 주민들 “차라리 날 죽여라”)

이는 당국 통제에서 벗어난 상행위가 계속해서 늘어나자 이를 막겠다는 의도다. 대북제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북한 사회가 혼란스럽고 주민들의 사상적 이완이 가속화되자 체제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차원의 고강도 사회통제 정책으로 분석된다.

영상 속에서 눈에 띄는 점은 상인들이 가지고 있는 상품이 쉽게 들고 이동할 수 있을 만큼의 크기와 양이라는 점이다. 언제 어디서든 단속이 나오면 빠르게 들고 도망갈 수 있도록 대비를 한 모습이다. 단속과 통제가 일상화된 북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북한 주민들의 생존전략인 셈이다.

또한 흥미로운 부분은 영상 속 주민들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이 주민들에게 일상화된 모습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지난해 제정된 북한 비상방역법은 비상방역기간에 ‘마스크를 항상 착용하고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야 한다(55조)’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을 시 5,000원(북한돈)의 벌금을 부과한다(59조)’고 명시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전염병에 대한 불안감에 당국의 벌금부과까지 더해져 주민들이 마스크 착용을 철저히 하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