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불시착’이 反공화국 드라마?…北 주민 “헐뜯지 않았다”

국경봉쇄에도 시청 주민 많아...소식통 "허구에 반감도 있었지만 대체로 호감 표출"

사랑의 불시착. /사진=tvN

북중 접경지역 북한 주민 사이에서 남북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tvN)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13일 데일리NK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일단 코로나19로 국경이 봉쇄되기 전 밀수꾼들은 중국 무역업자를 통해 ‘사랑의 불시착’ 8부까지 받아볼 정도로 열성을 보였다. 한국에서 북한의 현실을 어떻게 담아낼지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러다 1월 말 당국의 조치로 USB·SD카드 유입이 난항에 빠지자, 중국 휴대전화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했다. 중국 측에 위챗(微信) 등 각종 메신저를 통한 ‘전송’을 요구했다는 것으로, 이른바 ‘데이터 통신’이 빛을 발휘했던 셈이다.

시청에 대한 반응은 일단 둘로 나뉜다. 일단 비판적인 부류는 “(드라마 설정이) 너무 황당하고 말도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총정치국장 아들이 지방에서 중대장’ ‘꽃제비 출신의 보위부원’이라는 설정에 거부감을 표시하면서 “왜 개성 사람이 양강도 말투를 쓰느냐”고 비판하기도 한다.

또한 군대에서 편안하게 남조선(한국) 드라마 내용을 이야기하는 부분과 같은 부대 소속의 군인들 전부가 남조선에 가는 장면 등도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꼬집는다.

다만 이들도 ‘욕하면서 본다’는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서로 다른 세계에서 살아온 주인공들이 어떻게 화합해 나갈까”에 대한 호기심이 허구에 따른 반감을 이겨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들은 남녀의 순수한 사랑에도 몰입하는 양상을 보였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다’ ‘한민족인데 십분 저럴 수도 있겠구나’라는 마음으로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인연에 대한 결말이 어떻게 날지 고대했다는 후문이다.

처음부터 악의가 아닌 애정을 뒀던 주민들도 있다. 이들은 대체적으로 한국 드라마를 지속 섭렵하면서 자꾸 새로운 걸 찾는 부류다.

또한 ‘우리같은 평백성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그리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흔히 볼 수 있는 꽃제비, 그리고 장마당에 숨겨놓고 팔고 있는 아래동네(한국) 물품 등”은 현실과 부합한다는 것이다.

이에 이들은 “체제를 반대하는 장면이 곳곳에서 나올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았다” 혹은 “우리를 헐뜯으려고만 하는 게 아니라서 보기가 편했다”고 말한다.

한편, 북한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지난 4일 ‘사랑의 불시착’ 등을 겨냥, “최근 남조선(한국)당국과 영화제작사들이 허위와 날조로 가득 찬 허황하고 불순하기 그지없는 반공화국 영화와 TV극들을 내돌리며 모략 선전에 적극 매달리고 있다”고 비난한 바 있다.